© 윤태헌, 1973년 2월, 시대가 어둘 때, 학부를 마치며
마침내, 오랜 세월이 지나—
어쩌면 처음으로,
내 목소리가 오르고,
내 마음이 말을 시작하려 한다.
그래서 나는 작은 문을 열고
조용한 상자 같은 방에 들어섰다.
그곳, 천둥치던 들판과
슬픔보다 오래된 나무들 사이에,
나의 꿈들이 누워 있었다—
내 두 손이 빚어낸 꿈들,
작은 상자 안에 모아져,
아직은 여린 새싹처럼 살아 있었다.
지난 겨울은 이상하게 따뜻했다.
연료 장수들은 한숨을 쉬고,
스케이트장은 텅 비고,
세상은 울상이였다.
그러다 어느 날,
한강을 건너는 버스 안에서
겨울이 돌아왔다—
참된 겨울이.
무거운 손길로
강둑에 매달린
노란 잎의 희망들을 짓눌렀다.
상자는 오그라들어
가엾게 보였다.
그 안에서 꿈들이 항의했지만
아무 힘도 없었다—
젊지 않아서가 아니라,
다시 젊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젊음은,
연약하고 부서지기 쉬운 힘,
영원의 앞에서는 너무도 가냘픈 것.
이 순간,
이 지금이,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이야기가 되었다.
이제는
씨앗조차 품지 못한 잎들이
떨어져 시들었다.
생명은 희미해지고—
나는 묻는다:
그 안에 무엇이 남아 있는가?
아아…
봄은 다시 올 것인가?
나는 구겨진 꿈들을
책장 사이에 눌러 넣는다,
부드럽게, 조심스럽게.
그리고 기다린다—
몇 그루의 나무가
수액을 모으고,
견디며,
겨울을 넘어설 그 날을.
그리고 우리는 모여—
애도하지 않고,
그저 미소 지으리라.
[Beginning Series – Part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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