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주 일요일 아침, 교회 문을 열고 들어설 때마다 우리는 당신이 그린 십자가 위에 가시관이 올려진 신비한 그림 앞을 지나친답니다. 그 그 림은 잊을 수 없는 하나의 기억을 언제나 불러일으키지요. 우리 교회의 150주년 기념 주일을 앞두고 낡은 교회의 천장을, 마을에 있는 주정부 감옥의 수인들이 동원이 되어 새롭게 단장했던 일 말입니다. 교인들이 수인들의 수고를 기리기 위하여 만찬을 준비하고, 윤 목사님께서 성만찬 을 베푸셨으며, 그들의 목에 십자가를 하나씩 걸어주셨지요. 그 날 밤, 당신의 그림 위에 수인들이 일일이 서명을 하였고, 그 그림을 교회에 헌 납했지요. 당신 가족이 떠난 몇 년 후, 수인 중 한 사람이 교회에 찾아왔 습니다. 그는 사회인으로 돌아와 아름다운 약혼녀를 데리고 그 먼길을 찾아온 것입니다. 그는 약혼녀에게 그가 수인으로 있던 시절에 일했던 교회의 이곳저곳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그림 위에 서명했던 자신의 이름을 가리키었습니다. … … 우리의 삶이 언젠가 다른 이들
에게 이토록 큰 영향을 일으키리라고는 결코 예견할 수 없었던 일이었지요.
사랑하는 Harvey & Kathleen Durham 으로부터
나는 서신을 받고 기쁨의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것은 믿지 못할 기적이었습니다. 아! 그중 한 사람이 돌아오다니••••.. 나는 수인들이 땀흘리며 교회의 천장에 매달려 두들기던 망치소리를 지금 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환한 미소와 청색 유 니폼의 건장한 모습들을 … ….
약 8년 전, 사순절 절기를 보내고 있던 봄이었습니다. 그 해 가을 교 회 창립 150주년을 앞두고, 이사회에서 대대적인 교회 보수 공사를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재정적으로 몹시 연약한 상태였습니다.
여러 가지 교회 보수 관계로 직원들이 기도하고 있는 가운데, 동네에 있는 주정부 감옥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수인들 중 모범수들을 선발 하여 커뮤니티를 위한 봉사작업을 찾고 있으니, 재료만 대면 수인들 이 교육장으로 쓰고 무료 봉사하겠다는 연락이었습니다. 교회 직원회 에서 만장일치로 통과되어 교회 보수 작업이 대대적으로 시작되었습 니다.
한 명의 간수와 열 명의 모범수들이 아침 일곱 시면 교회에 도착하 여 작업을 시작하였습니다. 어느 가정의 가장이며, 한 여인의 일생을 건 귀한 남편이며, 아이들의 사랑하는 아버지인 건장한 남자들은 교 회 보수 작업에 신실한 모습으로 임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과오 를 속죄하는 양으로 못질 하나하나에도 정성을 다하여 두드렸으며, 어느 구석에도 빈틈이 없도록 말끔하고 믿음직스러운 손길로 임하였습니다. “과거에 수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이렇게 많은 못을 사정없이 쳤었지요. 그리고 내가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해 인정사정 없이 남의 인 생에 톱질을 해대었습니다.”
성전 안에는 기계톱의 소란스러운 굉음 속에서, 그들의 만족해 보 이는 밝디 밝은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하루종일 위험한 연장들을 다 루며 일단의 자유가 허락된 수인들 중, 누구 하나라도 마음을 달리 먹 으면 탈옥은 문제가 아닌 상태였습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기를, 우리는 새벽이면 그들을 위하여 하나님께 간절 한 기도로 매달렸습니다. 본인이 원했든 원치 않았든 그들은 하나님 의 전을 수리하는 성역에 참여한 것입니다.
교회 보수 작업이 거의 마무리되어 가던 성금요일 이른 새벽에 꿈 을 꾸었습니다. 어느 하얀 옷을 입으신 분이 내 이름을 부르시며 가까 이 오시더니 나무 십자가를 손에 쥐어 주셨습니다. 나무 십자가 위에 는 가시관이 놓여져 있었는데 그 험한 가시가 투명한 가운데에 환하 게 빛나며 오색빛의 무지개가 떠오르고 있었습니다. 꿈에서 깨어난 나는 너무나 선명하게 떠오르는 십자가의 모습 때문에 두근거리는 가 슴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이 죄인의 손에 감히 그리스도의 십자 가를 받다니•••••. 그 당시 페인팅에 정신없이 매달려 지하실에 스튜 디오를 꾸며 놓고 밤새는 줄도 모르고 열중하던 시기였습니다. 나는 신명나게 꿈에 본 십자가를 그리기 시작하였습니다. 지구를 품은 배 경으로 비스듬히 뉘어진 십자가 위에 가시 면류관, 가시 면류관 안에 여린 무지개의 떠 오름•··••. 십자가의 아픔과 그 신비를 표현하며 미 흡하지만 뜨거운 가슴으로 마치고 서명을 하려는 순간, 수인들의 모 습이 떠올랐습니다. 그들이 생의 가장 깊고 힘든 계곡에서 하나님의 전을 위하여 땀을 흘리며 수고한 그 노고를 조금이라도 위로하고 싶어졌습니다.
교회에서는 보수 공사에 수고한 수인들을 초청하여, 치하와 위로의 만찬을 베풀기로 하였습니다. 청색의 유니폼을 단정히 입고, 말끔하 게 면도를 한 수인들은 조금은 쑥스럽고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교인 들이 마련한 만찬장에 들어섰습니다. 우리는 만찬장 입구에 들어서는 그들을 향하여 기립박수를 보내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가슴에 이제 막 꽃망울이 피어오르는 라일락 부케를 만들어 달아주었습니다. 정성 껏 마련한 저녁식사와 디저트가 끝나자, 목사님이 초청하는 성만찬에 모두 참여하였습니다.
“이 빵은 당신을 위한 그리스도의 몸입니다. … … · 이 잔은 당신을 위하여 흘리신 그리스도의 피입니다. … … 우리는 이제부터 그리스도 의 작은 몸으로 세상에 나갑니다.”
우리 모두는 훈훈한 그리스도의 사랑에 촉촉히 젖어 들어갔습니다.
성만찬 후, 교인대표 되는 하비두람이 일어나, 아낌없는 치하와 위 로를 하자, 그들은 새로운 용기와 결단이 솟는 듯 교회 앞에 진정한 감사의 화답을 하였습니다. 나는 마지막으로 일어나 잘 포장된 나의 그 림을 뜯으며 말하였습니다.
“여기 이 그림은 지난 성금요일 새벽녘에 꿈속에서 본 십자가를 부 족하지만, 그린 것입니다. 여기에 여러분들의 이름을 사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여러분들이 어딜 가든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함께 하시기를 저희들은 기도하겠습니다.”
나는 그들이 하나님 안에서 새로운 세계에 초청되기를 간절히 기도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그들은 엄숙한 모습으로 한 사람씩 나와, 가시 관으로 둘러쳐 있고, 무지개의 언약이 있는 십자가 그림 위에 서명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모두 열 명의 수인들과 한 명의 간수, 그리고 내서명까지 합쳐 열두 명이었습니다. 비록 잠시 잠깐의 순간이지만, 그 순간이 그들의 삶에 그리스도를 영접하겠다는 신호가 되어, 영원히 문신처럼 남아주기를 바랐습니다. 그리고 나는 교회에 그 그림을 헌 납하였고, 교회 임원회에서는 성전 안쪽 입구 벽에 걸도록 결정하였 습니다. 지금도 그림은 Coxackie, N.Y에 있는 제일감리교회 벽에 걸 려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인간의 법과 질서를 크게 위반하지 않아 비록 청색 유 니폼을 입지 않았어도, 하나님의 눈에는 오십보 백보임에 틀림없습니 다.
“기록한 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롬 3 : 10).
하루에도 수없이 하나님의 법을 거역하고, 돌아서면 또 회개의 눈 물을 지어야만 하는 내 모습, 영적인 청색 유니폼을 입고 있지 않는가?
편지를 읽는 동안, 그 시절의 망치소리와 기계소리, 그들의 휘파 람 소리가 아련히 들려오고 있었습니다. 그 저녁 나무 십자가 위에 서 명한 청색 유니폼의 수인들은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까? 나머지 사람 들은 그 때, 그 십자가 위에 자신들의 이름을 사인했음을 행여 기억하 고 있을까?
“외 주님! 지금껏, 행여 기억지 못할지라도, 그들의 이름 석 자가 주 님의 거룩한 제단에 걸려 있음을 깨닫게 도와주시옵소서!”
— 윤 완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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