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이 함께 계시니” (목사관 서신, 사슴처럼 뛰는 영혼들이여, 일곱번째 이야기) 1996, 윤 완희

성령이 함께하시는 삶은 내적인 힘과 기쁨이 용솟음치며, 나를 주관하는 주체가 내가 아님을 매순간 느끼게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미물만도 못한 나의 존재를 귀히 여기시고 당신의 영을 부으사 당신의 선한 도구로 쓰시기를 원하십니다.

지난 봄에 16년 만에 조국을 방문하게 되었는데,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부터 머무는 동안 여러 번의 성령의 임재하심을 경험케 되었습니 다. 저는 인천 공항에서 짐을 찾아 택시를 타게 되었는데, 40대 초반의 운전 기사분과 이런저런 이야기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였습니다. 저는 흥미있게 귀를 기울이고 있는데, 이분은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자신의 가정 이야기를 꺼내더니 깊은 절망과 한숨 속에 삶에 대한 회의 속에 왜 살아야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격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였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인즉, 지금까지 자식과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하며 하루 16시간씩 운전을 하면서도 힘든 줄 모르고 살았는데, 요근래 부인이 바람이 났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젠 일할 마음도 나지 않고 일을 하면서도 불안과 분노로 가득하니 살맛을 잃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령님의 지혜를 구했습니다.

“아저씨!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시며 사셨죠?”

“그럼요”

“그런 데, 아저씨 한 가지 최선을 다하지 못하신 것이 있군요! 사실, 부인에게는 집도 중요하고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도 더 귀하고 필요한 것을 드리지 못하셨기 때문이에요!”

“저는 최선을 다했어요!”

“아녜요! 부인은 가슴이 휑하기 때문이에요. 아니 부인 뿐만이 아니라 오든 사람의 가슴은 휑하게 만들어졌기 때문이에요. 아저씨, 교회 안 나가시죠?”

“예”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요. 부인을 위해, 가정을 위해 가 장으로서 가장 필요하고 시급한 것은 예수님을 모시는 거예요! 그러면 전보다 더 보람되고 행복하고 부인의 문제도 다 해결될 거예요.”

“사실 가끔은 교회에 나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일하기 때문에 나 갈 수 없었어요. 아주머니는 참 행복하신 분 같군요!”

“그럼요 저도 예수님을 잘 몰랐을 땐 마음이 늘 휑하여 산너머 행복을 찾아다녔거든요. 그러나 이제 예수님을 만나고 보니, 날마다의 삶이 기쁘고 우리 가정은 참으로 행복해요!”

운전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평안의 눈빛을 보내었습니다. 저는 그 분에게 팁을 흡족하게 드리고 몇 번씩 “예수님을 만나세요”라고 말하며 목적지에서 내리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께서 그와 가정을 얼마나 긴급하게 구하시길 원하시는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며칠 후,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어머니를 미장원에 모셔다 드린 후, 볼일을 본 후 다시 어머니를 모시러 갔었습니다. 미용사 한 분이 문을 열고 들어서는 저에게 “머리를 하시겠어요? 하며 물었습니다.저는 얼떨결에 “글쎄요, 어머니를 모시러 왔는데… …. 제 머리를 예쁘게 해보시겠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전혀 계획 없이 의자에 그만 털썩 앉게 되었습니다. 저는 속으로 저의 이런 행동에 재미있어 하면서 거울 앞에서 미용사의 얼굴을 가만히 엿보며 그녀의 동작을 살피게 되었습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여인인데 얼굴엔 전혀 화장기도 없이 창백한 모습 속에 슬픔이 가득해 보였습니다. 저는 그녀의 말없는 행동을 보면서 “피곤해 보여요!” 하고 말을 걸었습니다. 그녀는 살짝 미소를 지더니만 작은 목소리로 “괜찮아요.” 하였습니다.

“이렇게 좋은 기술을 배우신 지는 몇년이나 되셨어요?”

“10년 정도 됐어요. 죄송해요. 제가 화장도 못하고 이렇게 손님을 맞아서··· …. 사실은 이틀 전에 제 막내동생이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했어요. 그애는 부모님이 일곱 딸을 낳은 후에 얻은, 저희 집안의 장손이었는데 … …” 그녀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였습니다.

“저런, 상중에 계셨구먼! 참 훌륭해요. 그런 슬픔 중에도 일을 하고 있으니. 동생이 예수님을 영접했어요?”

“아녜요! 부모님이 유교시라 … …·

“본인은 예수님을 아세요?”

“예. 저희 시아버님이 목사님이셔요. 저는 그분들의 권고로 교회만 왔다갔다했었어요.”

“동생이 스물두 살이었다고요? 그 나머지의 삶은 누나에게 맡기고 떠난 거예요. 이젠 동생의 몫까지 누나가 살아 야 되는데 뭔가 달라져야만 되겠지요”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저는 사실 전혀 머리 손질할 계획 없이 여기 잠시 들렀을 뿐이었어요. 그런데 성령님께서는 당신을 위로하시길 원하시는 것 같아요. 우리 잠시 기도할까요?”

저는 생면부지의 여인의 손을 잡고, 온통 머리카락이 흩어져 있고 손님들이 기다리고 있는 미용실의 의자에 앉아 간절히 하나님의 위로를 간구하며 기도드렸습니다. 여인은 젖은 눈을 씻으며 감사해 하였습니다. 그녀는 머리 손질 값을 절대 받을 수 없다며 정중하게 사양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인을 힘껏 안아주고 나오면서,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사람과 헤어지는 것같은 깊은 사랑과 정을 느낄 수 있었습
니다.

찬송가 427장에 ‘”내가 매일 기쁘게 순례의 길 행함은 주의 팔이 나를 안보함이요 내가 주의 큰 복을 받는 참된 비결은 주의 영이 함께함 이라’라는 가사가 있습니다.

저는 이 곡의 가사를 제 삶의 신앙 간증으로 늘 고백하면서 성령과 함께 오늘도 동거하기에 ‘좁은 길을 걸으 며 밤낮 기뻐하는 것’입니다. 성령은 저 혼자만의 것이 아닙니다. 세레받고 죄사함을 받은 누구에게나 거저 주시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행 2 : 38).

오늘도 이 성령이 충만하여 하나님의 도구로 쓰임받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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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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