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음을 위해” (목사관 서신, 사슴처럼 뛰는 영혼들이여, 스므번째 이야기) 1996, 윤 완희

주변의 젊은이들 중에 이미 노인의 세계에서 사시는 분들을 보는가 하면,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 중에 청년 못지않게 젊고 활기차고 보람 있게 사시는 분들을 만나뵐 때가 있습니다. 스스로 노인이 된 젊은이 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가슴이 답답해져 오다가도, 노인임에도 불구하고 젊게 사시는 분들과의 대화 속에서는 언제나 새로운 도전을 얻게 됩니다.

뉴욕의 롱아일랜드에 살고 계신 헤리 리버만이라는 할아버지는 80세에 노인정에서 그림을 배워 4년 후엔 미술 평론가들과 애호가들에게 ‘꾸밈없는 샤갈’ 이라는 칭송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는 개인전을 꾸준히 열어, 스물두 번째 개인전을 101세의 리버만 이라는 타이틀 속에 성공리에 열게 되었습니다.

리버만 할아버지는 70, 80 나이 정도에 기죽은 많은 노인들을 향해 “연령에 좌우되지 말고, 지금부터 무엇을 할 수 있는가 생각한 후 행동으로 옮기면 그것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되고, 살아 있다는 증거를 갖게 된다.” 라며 열심히 작품 활동을 펼쳐 젊은이 못지않은 훌륭한 화가로 변신한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10여 년 만에 어느 연로하신 권사님을 만나뵈었습니다. 80세가 다 되어가시는 요즘도 쇠약해지거나 의기소침해진 모습이라곤 전혀 없이, 오히려 더 건강하고 밝은 모습을 뵙고, 그 비결을 여쭤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노인 아파트에서 혼자 사시면서 노인들을 위한 자원봉사에 솔선하시고, 극동방송에서 중국어 성경을 낭독하시느라 여념이 없으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미국에 와서 손자 손녀들을 키우느라 청춘 을 다 보냈다고 한탄하며 사실 수도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일을 찾아 마음껏 하시게 되니, 오히려 건강도 좋아지고 삶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신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젠 자식들 자리잡고 손자 손녀들 다 키워놨으니 죽더라도 고향에 나가서 죽어야 되겠다며 늙음을 한탄하시며 고향에 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시는 어른들도, 이곳에서 자신의 일을 찾으실 땐 새로운 세계 가 열릴 것을 확신합니다. 마음의 고향을 찾기 위해 실제의 삶을 산송장으로 살아갈 수야 없지 않겠습니까?

평소에 무엇인가를 마음먹고 시작해 보려다가 곧잘 ‘이젠 나이가 이만큼이나 되어 이미 늦었는데 …’ ‘애들이 아직 어려서’ ‘가정이 경제적으로 안정이 되지 않아서,’ ‘돈이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등 의 생각 때문에 곧잘 자신의 용기를 꺾어버리고 마는 경우를 종종 우리 주변에서 보게 됩니다. 하물며 신앙생활을 제대로 해보려고 노력 하다가도 ‘난 믿음이 없어서,’ ‘난 기도를 할 줄 몰라서,’ ‘바빠서,’ ‘방해를 해서,’ ‘성경을 이해할 수 없어서’ 등 핑게 아닌 포기를 스스로 선언할 때가 얼마나 많습니까? 마치 군사들이 전쟁에 나서기도 전에, 이 싸움은 하나마나 패전할 터인데····· 하고, 스스로 패잔병 꼴이 되는 것과 같습니다. 외부적인 환경과 조건을 이겨내기도 힘든 상황에 이미 출전 포기를 해놓았으니, 언젠가 내 인생 안에서 무엇인가를 이루기를 기대한다는 것은, 영원히 이루지 못할 꿈이 될지도 모릅니다.

전신마비 장애인으로는 한국의 최초 박사가 된 권영직 씨의 간증 속에, 부인 될 사람에게 구애를 할 때의 갈등에 대해 이야기한 부분을 잊을 수 없습니다. 그는 착하고 아름답고 건강한 여인 앞에서 자신이 전신마비 장애인임에 대한 좌절감 속에 여인을 포기하기로 마음먹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의 속에서 일어나는 한줄기의 용기는 … … . “내가 비록 사지 마비 장애인이지만 다른 사람보다 그녀를 사랑해 주지 못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라는 믿음의 깃발을 힘차게 들게 했습니다. 그것은 한 여인으로 하여금 특별히 그 여인만을 위해서 사랑할 수 있는 남자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도록 했습니다. 권영직 박사는 이제 어엿한 가장으로 오늘을 행복한 삶속에 승리하는 자신뿐만이 아니라, 사지가 멀쩡하지만 영적인 전신마비 장애인들을 일으키고 용기를 주며 꿈을 나누어 주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국에서의 이민생활에 좋은 점이 있다면, 이 사회의 복지시설을 잘 사용하여 미래에 대한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웰페어 때문에 무능력한 사람으로 몰락의 길을 걷는 반면, 웰페어 때문에 가난을 극복하고 미래의 꿈을 실현시켜, 당당한 삶을 살아가는 곳이, 우리가 발붙이고 살아가는 지상천국인 미국의 현실입니다. 또한 우리 생활에 불필요한 것들까지 물밀듯이 밀려와 잘못하면 혼란 속에 빠져 고난을 받으며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지 못하는 것들의 증거니”(히 11 : 1).

나이가 많고 적음에 관계없이 영혼의 젊음을 믿음 안에서 유지하는 것은 멋진 일입니다. 영원히 늙지 않는 젊은 가슴속에는 믿음과 소망과 사랑이 충천하니 그 이상 바랄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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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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