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태헌, 1998 그리고 2025
메마른 우물가,
바위 위에 뱀이 목을 들었다.
부풀어 오른 목구멍에서
귀로 들을 수 없는 울음이 새어 나왔다.
밤이 깊어
그 뱀은 내 귓속 조가비에 혀를 밀어 넣고
울었다.
그 밤,
수년의 침묵이 가슴 속에서 흘러나왔다.
나는 어둠 속을 헤매며
내 안의 꼬인 뱀들을 찾아
하나씩 이름을 불러 주었다.
모래폭풍 속에서
그들은 줄지어 서 있었다.
휘돌며, 숨을 몰아쉬며,
바람이 피리처럼
우물 속을 통과할 때
춤추었다.
이제 그들은
두려움 없이 결혼식을 올린다.
땅에 몸을 눌러 붙인 채,
불타는 눈으로 외친다.
오라, 오라, 오라—
토끼여, 이리여, 다 오라.
죽음은 닫힌 문이 아니다.
그것은 위협으로 가득한 포효,
확신의 숨결—
열린 문이다.
바위틈에서 부엉이가 미끄러져 나와
폭풍이 지나간 하늘을 바라보며 속삭였다.
“잘 피했지, 그렇지?
이제 나와라.”
시간은 흘러가며
또 머물렀다.
어지러움이 다가올 때,
지붕 위의 별들이
천천히,
부드럽게 흔들렸다.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