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합니까?
죽음까지가 아니라— 북소리 너머에서도, 나와 함께 걸어가시겠습니까?
그것은 나병환자들의 노래였고, 광기에 사로잡힌 짐승들의 울부짖음이었다.
그들의 배는 역병과 광기, 시체로 가득 찬— 병든 도시.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시간에 묶여 있었다.
그리고 오직 시간이 모든 것을 익게 한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시간만을 바란다.
황혼이 내리기 시작했다.
문을 열어 주시오.
밤은 꾸밈없이 땅을 덮었다.
이곳— 어떤 집에서도 멀리 떨어진 곳.
발자국도, 개 짖는 소리도 없는 곳.
벗들이여, 나는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하늘과 인간 사이의 전장으로.
그리고 그 다음에는— 온 세상으로!
그는 이미 자신 뒤의 다리가 불타버렸음을 잘 알고 있었다.
되돌아갈 수 없었다.
그때 발자국 소리가 들려왔다— 따라오는 소리가 아니라,
이끄는 소리였다.
그의 발밑에서 땅이 꺼졌다.
그 앞에는 어두운 푸른 바다가 성난 듯 소용돌이쳤다.
붉게 칠해진 작은 배 하나를 제외하고, 수평선은 텅 비어 있었다.
그 작은 배는 용감하게 나아갔다.
돛이 팽팽히 부풀어, 터질 듯이 긴장되어 있었다…
그것— 그것이 내 마음이었다.
내 마음이었다.
© 윤태헌, 1979
(작가의 말)
이 시는 1979년, 억눌린 시대의 불의와 침묵 속에서 태어났다.
“발자국”은 단순한 행진의 소리가 아니라, 불타는 다리를 넘어서는 인간의 결단을 상징한다.
그것은 절망을 뚫고 나아가는 신앙의 행위이며,
평화와 정의를 향한 내면의 순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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