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正體)의 국량(局量)

발은 산 위에 서 있고—
눈은 바깥을 바라보지만, 동시에 안으로 향한다.

가슴 속에서는 분노가 타오르고, 수치가 맴돌며,
희망은 슬픔의 바람 속에서 떨리는 불꽃처럼 흔들린다.
그리고 하나의 외침—끝없이, 보이지 않는 먼 길을 헤맨다.

귀 가까이, 희미하게 자갈이 밟히는 소리,
시간은 흘러가고, 길을 모르는 나그네처럼 걷는다.

내면의 세계는 별이 되어,
하늘에 매달려 새로운 불꽃 위를 떠돈다—
그러나 별조차 지쳐서, 마침내 재로 스러진다.

가난한 자들이 서 있는 곳,
그들의 흙빛 얼굴은 피처럼 빛나고,
어깨와 어깨를 맞대며—끝나지 않은 기도, 상처 난 찬가가 된다.

이별과 그리움의 눈빛이 바람을 흔들고,
지친 발의 먼지를 털어낸다.

조롱과 웃음이 지나간 후—
수치는 세상의 비밀이 된다.
검은 짐승 하나, 털이 곤두선 채,
그것은 너의 눈 속 깊이 앉아 있다. 그것이 두려움이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눈 덮인 봉우리에서 빛이 솟아오른다,
공허 속에서 깨어나는 희망처럼.

광장은 비어 있고,
문들은 나무 아래를 걸으며
더 넓게, 더 활짝 열려 있다—마치 위로를 찾는 듯이.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슬픔이 노래로 변하고,
평화가 정의와 손을 잡으며,
세상의 기초가 고요한 은혜 속에서 새로 세워지는 그곳으로.

© 윤 태헌, 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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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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