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정 중에 사람들은 각자의 를 모델을 마음에 접할 때가 있다. 나는 오래 전부터 빌리 그래함 목사님의 부인되신 루스 벨 그래함(Ruth Bell Graham)을, 나의 롤 모델 중에 한 분으로 존경하고 있었다. 그 분이 지난달 (6/14, 87세로 세상을 떠나셨을 때, 한 인간의 아름다운 삶의 승리를 보는 것 같아 슬픔보다는, 기쁨과 함께 기립박수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가 평소에 루스 벨 그래함 사모님을 존경했던 이 유는, 그 분 속에 있는 고요함, 평범함과 소박함, 활짝 열려있는 믿음의 공간을 소유했던 분이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알듯이, 그녀가 자라났던 어린 시절은 결국 순탄한 삶이 아니었다. 중국의 의료 선교사였던 넬슨 벨 박사의 딸로, 어린 시절을 중국과 한국의 평양에서 자라났다. 그녀가 자라날 때 중국아이들로부터 ‘서양 귀신’이라는 놀림과 침 뱉음을 종종 당하곤 하였었다. 부모는 중국의 혼란스런 정치 상황 속에, 약탈과 생명의 위험을 늘 받았다. 특히, 배상금을 노리는 유괴범들로부터 자녀들을 보호하느라 전전긍긍하는 가운데, 25년간의 중국 의료선교를 당담해 내었다. 성장한 루스는 평생을 티벳의 선교사로 헌신하기를 원하였다. 그러나, 대학에서 빌리 그래함 목사님을 만나 결혼 한 후에, 전통적인 가정부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남편의 뜻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 들였다.
그녀는 늘 솔직하였으며 진실하였다. 신혼시절, 늘 전도여행에 나가있는 남편이 그리울 때는 어떻게 외로움을 견디는가 라는 질문에 그녀는 “남편의 자켓을 안고 잔다”라고 고백했다. 그리고 오 남매를 거의 남편의 도움 없이 키우며, 딸 하나가 십대 임신을 하였을 때, 어머니로써의 좌절감과 탈진 속에 하나님의 선한 뜻을 찾으려 몸부림치기도 했었다. 그녀 는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개 훈련”에 관한 책 한 권쯤은 꼭 읽기를 권하였다. 그리곤, “착한 부모는 착한 자녀를 두었다. 좋지 않은 일이나 나쁜 짓을 하도록 선한 부모가 절대로 가르친 건 아니다. 그러나 방탕아를 가진다는건 다만 그들이 가르친 대로 되어지지 않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주님께서 어떻게 당신의 자녀들과 어려움을 가지고 계신지를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라고 하였다.
빌리그래함 목사님이 노스 캐롤라이나 시골 농장에서 자라나며, 자연으로부터 하나님을 배웠듯이, 그녀 또한 자연 속에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손길에 언제나 예민하게 응답하였다. 그녀의 이 땅에서의 영혼은 언제나 산을 오르고 있었으며, 일상의 삶 속에 운행하시는 하나님의 특별한 권능에 한 번도 눈을 떼지 않았다. 전도자의 지친 생애는 이런 아내의 곁에서, 새로운 힘을 얻고 또 다시 세상에 나가 그의 사명을 감당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루스 벨 그래함 사모님의 마지막 유해는 루이지아나 감옥의 살인수로 복역 중이던, 리챠드 리그겟트(Richard Ligget)가 만든 목관에 안치되었다. 살인죄로 평생언도를 받고 31년간 을 감옥생활 중에 예수님을 영접한 리챠드는 지난 3월에 이미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나는 그녀의 유해가 담겨져있는 너무나 담백한 목관을 보면서 “사람이 하늘처럼 맑아 보일 때가 있다.”라는 시귀를 연상하였다. 전도자의 아내로 그 마음을 지키고 기도로 가꿔온 루스 벨 사모님의 평생의 삶이 가뭄에 시달리던 한 여름날의 비처럼 내 영혼을 적셔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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