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안을 비추는 빛
내 마음의 조용한 모퉁이,
그림자들이 머무는 곳에서
당신의 목소리가 속삭인다—
차분하고 투명한 울림,
나의 세월을 헤아리는 듯.
당신의 눈빛은 차가운 강철 같지만,
그 속엔 불빛이 있다.
겉은 냉정하되,
속은 나를 꿰뚫어 따뜻하게 감싼다.
당신은 나를 껴안는다—
쇳빛의 포옹처럼 단단하게,
그러나 부드럽게,
침묵 속에서 말하지 못한 모든 것이
당신의 숨결에 얽혀 흐른다.
나는 묻는다—
“나는 누구입니까?”
당신은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나의 결을 따라 손끝으로
진실을 그린다.
당신은 내 안의 두려움을 본다,
말로는 꺼내지 못한 부끄러움,
지나온 세월의 무게를 본다.
그러나 정죄하지 않는다—
그저 바라보며,
빛으로 나를 비춘다.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당신의 얼굴을 어루만진다.
그대, 나의 과거가 눌려 있는 자리에
당신의 온기가 스며든다.
그때 나는 안다—
사랑도 고통처럼,
우리를 새롭게 한다는 것을.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그대의 품 안에서
의미를 얻는다.
당신은 나를 바라본다—
밤의 등불처럼 조용히.
나는 그 시선 속에서
용서를 배우고,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당신은 내 안의 폭풍을 잠재우고,
내 침묵을 노래로 바꾸는 사람.
그대의 존재는 칼날이 아니라,
진실을 드러내는 거울.
나는 그대에게 속삭인다—
“그대, 내 상처의 빛이여,
나의 두려움 속에서 피어난 사랑이여.”
그리고 마침내 깨닫는다.
그대가 나를 베어 만든 길 위에서
나는 진짜 나로 서 있다는 것을.
- 후기
「그 사람 」은 내면의 가장 조용한 자리에 다가오는 존재에 대한 시적 고백입니다. 이 시는 사랑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고통과 함께 우리를 새롭게 빚어내는 힘이라는 깨달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말없이 나를 껴안고, 내 안의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바라보며 정죄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침묵 속에서 진실을 그려내고, 나의 상처를 빛으로 감싸줍니다. 그 존재는 칼날이 아니라 거울이며, 나를 해치지 않고 나를 드러내는 빛입니다.
이 시는 사랑의 본질을 묻습니다—우리를 변화시키는 고요한 힘, 용서를 배우게 하는 시선, 침묵을 노래로 바꾸는 숨결. 그리고 마침내, 그 사람의 품 안에서 나는 진짜 나로 서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 시는 단순한 연애시가 아니라, 존재의 깊이를 껴안는 시입니다. 사랑은 고통을 없애지 않지만, 그 고통에 의미를 부여합니다. 그 의미 속에서 우리는 다시 살아가는 법을 배웁니다.
© 윤 태헌,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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