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애비: 내 생각이 잘못되었는지, 아니면 아내가 잘못되었는지 당신의 생각을 묻고싶습니다. 우리 집에는 저희 부부와 함께 두 마리의 개가 살고있습니다. 이 개들은 밤이면 우리 침대 위에 올라와서 함께 잠을 자는데, 코를 고는 바람에 난 언제나 잠을 설친답니다. 그런데 아내는 이 개들이 코를 골면서 자는 것이 몹시 귀엽다고 하면서도, 내가 코를 골면 시끄럽다고 불평을 한답니다. 기가막힌 것은 다음 달에는 휴가를 가는데 아내는 비행기를 타고 먼저 갈 터이니, 저보고 개들을 데리고 1,200마일이나 떨어진 별장으로 차를 운전하고 오라는 것입니다. 난 어떡하면 좋겠습니까? – 울화통 터진 남편-
친애하는 울화통씨: 큰일나셨군요! 이젠 머잖아 침대에서도 쫓겨날지 모르겠군요! 그동안 당신의 공간을 너무 많이 내어주셨군요. 이제라도 늦지 않으셨으니 당신의 공간을 빨리 찾으세요.- 애비가 –
얼마 전에 신문칼럼 중, 친애하는 애비에서 발견한 웃지 못할 어느 남편의 하소연이었다. 한 평생 부부생활이 행복하길 원하는 것이 모든 부부들의 꿈이자 바램일 것이다. 그러나 막상 이러한 꿈과 바램을 완벽하게 이루며 살아가는 이들이 얼마나 많이 있을까 생각게 된다.
우리 부부도 결혼하자마자 서로의 너무나 다른 점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엄한 부모 밑에서 성장한 남편은 가정생활에 정리정돈, 규칙과 질서가 몸에 밴 반면에, 나는 너그럽고 원만한 부모 밑에서 자유스럽게 성장하여 한마디로 천방지축이 아닐 수 없는 상태였다. 또한 나는 절대적인 현실주의자인 반면, 남편은 늘 이상적인 보이지 않는 세계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런 사람들이 24시간 365일을 함께 살아가기란 사 실 쉽지 않았다.
그러나 서로의 관점과 생각이 달랐어도 “가까운 관계일수록 서로의 인격의 거리를 가져야한다”(주매분 수녀)를 가훈으로 삼고 삼 십여년 이상의 결혼생활을 하다 보니 이젠 서로가 적당히 닮아져 있음을 발견하고 웃을 때가 있다.
밝은 사회와 미래는 부부의 진정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부부불화는, 사회전체의 불행과 대를 잇는 깊은 상처와 삶의 얼룩을 갖게 한다. 미국의 통계자료 (Domestic Violence Shelter for Women, Children & Men)에 의하면, 매 9초마다 여성들이 배우자들로 부터 구타를 당하며, 천 이백만 명 이상이 학대 속에 살아간다고 한다. 가정불화가 여성들로 하여금 홈리스가 되게 하는 제일의 원인이 되며, 학대당하고 있는 여성들 중 40%가 임신 중에 구타를 당한 경험을 갖고 있다는 보고이다. 부부간의 불화는 정신과 육신, 영적으로 인간과 인간사이를 가장 처참하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이다. 부부간의 불화는 근본적으로 자신과의 불화이다. 부부는 각자의 인격과 일을 존중하며, 서로의 공간을 인정해주는 하나의 유기체임을 살아갈수록 느끼게 된다.
우리가 교회를 거룩한 곳으로 여기는 만큼, 부부사이도 그 만큼 성스러운 사랑의 신비를 갖고 있다. 두 인격체가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습은 밝고 자유스럽다. 내가 현재의 결혼생활에 행복치 못하고, 최선의 사랑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하늘나라에서 주님의 신부로써 자격을 갖추게 될 수 있을까? 울화통씨의 하소연이 내 마음에 찔림을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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