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서 임마누엘” (목사관 서신, 사슴처럼 뛰는 영혼들이여, 38번째 이야기) 1996, 윤 완희

지난 주간에는 참으로 감격스러운 편지 한 통을 받게 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삶의 온전한 회복을 위하여 함께 울고, 깨우치고, 기도하고, 권면하던 자매님이 “나는 참으로 행복해요”리는 글을 보내왔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 편지를 가슴에 안고 터질 것 같은 감사와, 너무나 위대한 사랑의 힘에 휩싸여 하늘을 바라보며 ‘아 살아계신 주’를 외칠 수밖에 없었습니다.

약 6년 전에 교인 중 한 분으로부터 어려움을 당하고 있는 이웃이 있는데 좀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처음 그녀의 집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첫눈에 몹시 순해보이고 착한 심성이 엿보이던 그녀는 동거 남자와 시누이의 학대와 구타 속에서 귀 고막이 터진 상태에 있던 불쌍한 여인이었습니다. 대화를 나눌 때 마다 가슴 밑바닥에서 올라오는 한숨과 눈물은 참으로 당혹스러울 정도였습니다. 자매님에게는 두 자녀가 있었는데, 큰딸은 혼혈아였으며, 작은아이는 현재의 남편의 아이었습니다. 시댁에서는 혼혈아를 데리고 들어온 못마땅한 며느릿감을 향해 늘 불만을 보내며 헤어질 것을 강요하자, 사랑으로 감싸주던 남편마저도 언제부터인지 전혀 다른 사람이 되어 술과 마리화나로 세월을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얻어맞고 학대받는 것은 참겠지만 큰 딸아이를 불화의 씨앗처럼 눈에 거슬려하고 미워하는 일들은 참기
어려웠습니다.

미국인이었던 첫 남편으로부터 받았던 학대와 멸시 속에, 영양실조로 쓰러지던 날에 죽지 못했던 것이 안타까울 뿐이었습니다.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먹을 것을 주지 않아 굶주린 배를 달래기 위해, 뒷마당의 시퍼런 토마토로 굶주린 배를 채우던 일들과 김치가 먹고 싶어 피자에 뿌리는 고춧가루를 사다가 양배추에 버무려 먹던 일, 핏덩이였던 첫 딸을 안고 눈 속을 도망쳐 나오다가 어느 부인의 도움을 받아 동사 직전에 살아난 일들 … ….. 내 동포와의 만남 속에 다시는 그런 멸시와 학대, 구타는 없을 것이라는 희망 속에 사랑하며, 아들까지도 낳았지만 동포인 두 번째 남편마저도 그녀를 멸시하기 시작하였던 것입 니다.

저는 일주일에 한 번씩 그녀의 집으로 찾아가 성경공부를 하기 시작했었습니다. 오로지 그리스도 안에서만이 일어설 수 있고 소망이 있다고 권면하였습니다. 때로는 가정법원에 그녀를 데리고 가서 날이면 날마다 구타를 일삼고, 살람살이를 다 때려부수는 그녀의 남편이 곁에 오지 못하도록 보호를 요청하기도 하고, 생계보조를 위하여 웰 페어 사무실로 데려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남편을 사랑하고 있었습니다. 여러 번의 별거 속에서도, 그 남편이 다시 찾아오면 거절하지 못하고 그를 받아주었습니다.

지난 여름에는 또 다시 별거중에 한국의 부모님께 찾아가, 자신의 삶의 자초지종을 털어놓게 되었습니다. 평생 착하고 선한 삶을 살아 온 그녀의 부모님은 사윗감이 보고 싶다며, 한국으로 불러들이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를 뜨겁게 맞아주고 진정으로 사랑하며 대우하며 정식 결혼 예식도 치르게 해주었습니다.

그동안 부모의 흡족한 사랑을 한 번도 받아보지 못하고 자랐던 그녀의 남편의 굳은 마음이 봄 안개처럼 변하기 시작하며, 자신의 잘못을 진정으로 뉘우치며 새삶을 살 것을 다짐하게 되어, 지금은 너무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퇴근 길에 아내를 위해 어여쁜 장미꽃 다발을 들고 들어서는 남편의 믿음직스럽고 사랑스런 모습 속에, “저도 이제는 남들과 똑같이 활짝 웃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고 그녀는 고백했습니다. 그리고 오늘이 있기까지 슬픔을 견딜 수 있게 여러모로 도와주어서 진정으로 감사한다는 내용에, 저는 부끄러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최선의 방법과 계획을 갖고 계셨건만, 저는 그녀의 남편에겐 도저히 소망이 없는 버려진 인간이라는 딱지를 감히 걸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절망의 늪에 빠져 있는 삶을 건지시고, 천하에 그 사랑의 힘을 드러내셨습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 천하에 불가능이 없고, 절망과 고통 속에 소망과 치유의 빛으로 오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오고 계시는 강림절은 이렇게 기쁨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임마누엘의 하나님! 어서 오소서! 아픔과 절망, 고통과 묶임 안으로 어서 오소서!”

A symbolic Advent painting: A humble woman kneeling in prayer, surrounded by soft candlelight. Behind her, a radiant figure of Emmanuel approaches, clothed in gentle light, bringing roses in his hand. The background shows a storm fading into dawn, symbolizing despair turning into hope. The atmosphere is devotional, tender, and filled with warm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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