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들이쉬는 순간과
기억 속에 남은 숨 사이,
지나간 이의 발걸음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한
그 좁은 자리에
침묵이 머문다—
비어 있어서가 아니라,
그저 기다리고 있을 뿐.
우리는 그것을 “한”이라 부른다:
스스로를 설명하지 않으려는 슬픔,
차가운 재 아래에서
아직 살아 있는 숯불처럼,
의미를 가질 만큼의 온기.
우리는 그것을 가슴에 지니고 산다,
지나치기만 하고
열지 않는 방들 속에,
시작했다가
끝내지 못한 말들 속에.
그것은 그리움이 남긴 자국—
완전히 닫히지 않은 문,
끝까지 하지 못한 기도.
그럼에도 그곳에서,
슬픔마저
자기 무게에 지칠 즈음,
무언가가 움직인다.
가느다란 빛 한 줄기가
스며든다—
승리가 아니라,
탈출도 아니라,
공기 속의 작은 변화.
모든 침묵에는
그만의 시간이 있고,
모든 상처에는
작은 틈이 있다.
“한”은 그곳에서 기다린다—
풀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변하기 위해서.
그리고 마침내 그 변화는
아침처럼 온다:
느리고,
망설이는 듯하지만,
거스를 수 없이—
어둠이 있었던 바로 그 자리에서
빛이 솟아오른다.
아!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 소리가 들리지 않나요?
– 윤 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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