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하늘에 떠있는 별들을 혹시 세어 본적이 있으세요? 저는 어렸을 적에 아버지의 등에 업히어 곧잘, 앞 마당에 나가서 별들을 세어 본 기억이 있습니다. “별 하나, 나 하나, 별 둘, 나 둘, 별 셋, 나 셋…” 고개가 아프고, 침이 마르도록 세고 또 세어 보아도 끝이 없는 별무리들을 보면서, 아버지의 등을 더 파고 들었던 일을 잊을 수 없습니다.
별과 인간 – 참으로 아름다운 관계입니다. 사람들은 별빛 아래서 선해지는 경험들을 합니다. 그리고, 그 빛으로 부터 때로는 소망을 얻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도, 슬픔이 있을땐 별과 같이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때로 마음이 흐려있을때, 별들은 가차없는 나무람을 주기도합니다. 저는 주로 새벽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은데, 밤 하늘에 보석처럼 뿌려져 있는 별무리들을 볼 때마다, 내 영혼과 교차되는 정감을 늘 느끼곤합니다.
지난 몇주 전, 저는 이 아름다운 별들을 더 가까이 만나고 볼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느 저녁 식사 시간에 온 가족이 여러가지 대화의 시간을 갖던 중, 그날 도착한 주간 Times 잡지에 난 기사들에 대해 화제를 돌리고 있었습니다. 그 중에 미 항공우주국이 발사한 허블 천체 망원경을 통하여, 인류 최초로 확인 된 별들의 탄생 사진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의 시야에 확대경을 댄것 처럼 들어오는 별들의 탄생 장면을 넘길 때마다 저는 무한대의 천기 속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지구로 부터 빛의 속도로 7천년을 달려야 도달 할 수 있다는 무한 창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신성하고 거룩한 신비의 장소에 이 보잘것 없는 사람이 초대된 것입니다. 약 6조만(6 thillion) 마일 높이나 되는 석순과 같은 수소개스층에서 불덩이로 쏟아져 나오는 샛별들은, 저마다의 크고 작은 모양으로 질서있는 공존 속에 탄생되는 것이었는데, 그곳에도 하나님의 손길이 한치의 실수나 어긋남 없이, 질서와 아름다움, 거룩한 신비를 통해 천체를 관할 하고 계신 것이었습니다. 창조의 기둥에서 태어나는 별들의 앳된 모습과, 천체를 회전하고 있는 혹성들의 아름다움 속에 “우리 하나님이 이렇게 크신 분이구나!” 하는 신비로운 감흥에 젖어 들기 시작하였습니다.
“… 내가 어떤 존재인지 알때, 나는 겸손해지고 참다운 사랑 속에 살게되는 것이구나! 아- 아- 이 광활한 천체 속에 먼지 만한 나의 모습을…!” 저는 말을 잊은채 사진 앞에서 한동안 움직일 줄을 몰랐습니다.
우리의 삶이 길면 100년, 짧으면 50년이라는 시간의 개념 속에 흘러가는 역사의 굴레가 이 천체 안에서 볼 때, 눈깜박 할 사이에 지나가는 것들임을 눈으로 확인한 것입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구나!” 하는 생각 속에 세상에 기대고 있던 어떤 의지의 받침목이 무너져 내리는 것을 감지케 되었습니다. “이 아무 것도 아닌 존재 안에 그 크신 하나님이, 나를 찾아 오시어 자신의 사랑을 보여주시었구나! 그리고, 지금도 순간 순간 나와 동행하시는구나!” 새삼스레이 너무나 엄청난 충격으로 닥아왔습니다. 그 충격은 제 가슴 밑바닥에서 부터 우러나오는 격정의 파도가 되어, 포효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사랑을 어디서 찾는단 말인가? 이 먼지 만한 내가 날아가는 시간 속에 진정 할일은 무엇이란 말인가?” 저는 별들의 사진을 안은채, 은하수 한 귀퉁이에서 방황하는 영혼이 되어, 지금도 전쟁과 미움, 이상한 세상풍조에 묻혀가는 죄된 인간의 시간들을 생각하며 목이 메여왔습니다. “이렇게 위대하시고 좋으신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건만… 하나님, 당신이 주신 이 귀한 시간들 이제는 헛된 것에 단 한 순간도 소비치 않토록 붙들어주세요!” 갑자기 주체 할 수 없는 울음이 오열로 터지기 시작하였습니다. 놀란 아이들과 목사님이, 아이처럼 울음을 쏟아놓는 저를 달래주느라 애를 썻으나 그 격정은 쉽게 잠재울 수 없었습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큰 아이의 영혼도 저와 같은 감동을 체험을 했다고 합니다.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라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일깨움을 안고, 지하실에 내려가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고 자신을 드리는 기도를 하였다는 것이었습니다. “엄마! 난 비로소 겸손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깨달았어요!” 아이의 눈 빛은 그 어느 때 보다도 빛났습니다.
“인간은 육체가 아닌 영혼에 의해 살고있다” 문호 톨스토이의 신앙고백은, 우주를 건너 하나님의 가슴을 만날 수 있는 열쇠를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하나님 아버지! 사랑해요!”라고 부르기만 하면 무한하신 하나님은 그 광활한 천체를 넘어 내 속에 그렇게 오십니다.
그 옛날, 하늘을 보며 별을 보며, 그의 심령을 별빛처럼 가꾸시던 나의 그리운 아버지 – 그분이 사랑하던 별무리들이 오늘, 내 심령 위로 우수수 쏟아져 내려오는 감동을 왠지 막을 수 없습니다.
– 윤 완희, <1995년 11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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