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귀를 기울여 보세요
바람 속에 움터나는 새싹들의 승리의 합창 온누리에 가득하고
산언덕 비탈길 시냇물 ‘콸콸콸’ 골짝에 메아리쳐오면
이름모를 벌레들 날개라도 달린듯이 사랑 찾아 천리길 달려갑니다
가만히 향기를 맡아 보세요
바닷내음 파도로 부서져 날아와 앉고
진달래, 개나리 애잔한 눈빛 당신의 손길 기다리며
보슬비 내린 저녁 흙내음, 여섯째 창조의 날을 기억케하지요
가만히 무릎을 꿇어보세요
거룩한 이의 부르시는 미세한 음성
침묵하지 않고는 들을 수 없고 헤아리지 못해요
천국은 순전한 무릎으로 만이 가까이 갈 수 있어요
가만히 열어보세요
당신 속에 한번도 열려지지 않았던 녹슨 문 하나
영혼의 애통하는 눈물로 열어질 수 있어요
거기에 찬양과 기쁨의 샘물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가만히 발을 멈춰 보세요
너무나 많은 길을 뛰고 달리신 당신은 어디로 가고 계신가요?
광야 40년, 옛 애굽의 그리움일랑 이젠 묻어버리세요
신세계를 향해 황금빛 일출은 떠오르고 있어요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아파트비와 자동차 월부금, 보험료 한달만 늦어도
마지막 날이 닥아온듯이 불안과 근심에 쌓여 살고있지만
생명을 빌려준 하나님은 사용료 한번 묻지 않으셨어요
가만히 눈을 들어보세요
현미경을 대고 들여다 보아도 보이지 않는 작은 세계와
망원경을 대고 들여다 보아도 담을 수 없는 광대한 세계가
하늘과 땅 아래 발 닿지 않는 곳까지 펼쳐져 있어요
가만히 두 손을 들어보세요
당신의 영혼과 육신과 삶을 주관하시는 분께
두 손 높이 들고 사랑한다고 고백해 보세요
폭포수처럼 쏟아져 내리는 축복의 손길을 당신은 붙드실거예요
– 윤 완희, <1996년 4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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