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맞이하며

겨울의 한복판에서—
우리가 미처 알아차리기 전—
겨울은 슬며시 물러난다.

눈보라와 거센 바람이 지나간 뒤,
날카로워진 발톱으로
번개처럼 스쳐 가는 고양이처럼,
떠남은 거칠고,
부재는 갑작스럽다.
뒤돌아보는 일은 없다.

겨울은 그렇게 사라진다—
바람에 실려 떠나며,
안으로 움츠렸던 거처들은
서서히 풀리고 녹아
한계를 넘어 밖으로 밀려난다.
‘어차피’라는 말들,
모든 신중한 조정들,
형태에서 형태로의 양보 속에서
잊힌다.

새로운 세계가
차가움의 한 모퉁이에서 솟아
마침내 온 우주가
조화를 향해 기울어진다.

들리는가,
불안의 얼굴이 갈라지기 시작하는 소리?
들리는가,
증발의 첫 숨결,
얼음의 세계가 풀리며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기쁨으로
흐려지는 순간을?

자연은
어머니의 품을 그리워한다.

망설임 없이
새로운 세계를 맞이하라.

— 윤태헌
2026년 2월 4일
음력 입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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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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