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왜 꽃을 좋아하나?

왜 사람은 꽃을 사랑할까?

아마도 꽃은 제복을 입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각각이 자기 자신으로 나타나
어디서든, 언제든, 작년이던 올해던,
그리고 조용히—
지배하려 들지 않을 때의
창조자의 마음이
어떤 모습일지
우리에게 보여주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종교와 정치를 섞으면
신앙도 질서도 남지 않는다.
썩는다.
열어 둔 채 오래된 페인트처럼
끝내는 새까맣게 변해 버린다.

그런데도 가끔,
그 둘은 다시 서로를 찾아
가까이 다가가
소매를 엮고
처음부터 한 몸이었던 척한다.

연꽃은 안다.
진흙이 충분히 썩지 않으면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부패를 통과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을.
밤새 상을 차리고,
낮은 곳에 음식을 놓고,
아무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 무릎을 꿇는다.

마음을 찌르는 냄새를
세 번 풀어 놓고,
잔을 채워
다시 따르고,
한 번 더 따른다.
그리고 일어나
세 번 반쯤 절한다—
슬픔은 언제나
말끔히 끝나지 않으니까.

사람들이 모인다.
먹는다.
강을 먼저 건넌 이의 이야기를 하며
밤을 새운다.
슬픈 밤이다.
그러나 부드러운 밤이기도 하다.
사랑은 그 자리에서 시작되고,
그래서
한 송이 꽃은 피어난다.

오천 명이 넘는 우크라이나 병사들이
이제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이야기 핀다—
죽음만 대답하는 들판으로.
몸이 허락하는 한
제국이 밀어붙이는 힘에
끝까지 맞서는 이야기가 핀다..

한국도 이를 알고 있다.
제주는 아직도 기억한다.
집집마다 문을 두드리던
제복들을.
미니애폴리스도
그 소리를 안다.

그래서 광주의 오래된 심장은
새로운 땅을 찾아
다시 피어나고 있다,
이번에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연꽃 뿌리를 보라—
악취 나는 진흙 속 깊이 묻혀
설명하지 않는 약속처럼
곧게 서 있다.

줄기를 올리고,
큰 우산 같은 잎 하나를 펼쳐
강요된 통합과 폭력의 비—
이 지구에서 가장 잔혹한 권력이
쏟아 붓는 그 비 아래 서서—
꽃을 피운다.

단 하나의 꽃.
천만 가지 색.
아무런 선언도 없이.
그저 하늘을 향해 열리고,

천만의 사람들이
이유를 묻지 않은 채, 조용히
그 꽃을 사랑하게 된다.

— 윤태헌
202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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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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