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구좌

안녕하세요? 한여름의 더위 속에서 시원한 숲의 계곡이 생각나지요? 언제나 인간의 피곤과 아픔을 감싸주고 치료해 주는 한여름의 숲은 마치도 열려진 성서와 같답니다. 이 더위 속에서 도시에 갇혀있는 우리들에게 때로는 짜증과 지루함이 삶의 자리에 은근히 찾아들어 오기가 쉬운 때입니다. 그러나, 우리에게 생명이 있고 사랑하는 이들 속에 둘러 쌓여있음을 생각 할 때 새 힘이 솟아나지요. 며칠 전 저희 집에서는 대학에 다니는 큰 딸아이가 남편에게 아름다운 생일 카드 한 장을 보내었습니다. 남편은 아이의 정성어린 카드를 받고 감동이 되어 눈물을 글썽이고 말았는데, 카드 안에는 백 만불짜리 책크 한 장이 들어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저도 깜짝 놀랐지요. 저희 딸이 그토록 부자인줄은 몰랐기 때문이랍니다. 네? 진짜 백 만불짜리 책크냐고요? 글쎄요. 먼저 찬양을 듣겠습니다.

해마다 찾아오는 가족들의 생일은 어쩌면 쉽게 지나칠 수 도 있고, 또는 가정의 대사로 잔치를 하며 특별히 기쁘고 즐거운 날로 지날 수 도 있습니다. 제가 어렸을 적에, 우리 부모님이 내 생일을 올해는 어떻게 해주실 까 하고 큰 기대를 안고 한달전 부터 가슴 설레며 기다렸었지요. 저의 부모님은 저의 이런 기대에 한번도 져버리지 않고, 소고기가 든 미역국과 함께 새옷을 입혀주시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지금에야 고기가 너무 흔해서 있어도 안 먹지 만, 제가 어렸을 때 벌건 소고기가 든 미역국은 생일날이 아니면 먹기 힘들었던 별미였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의 심정에는 생일을 통해 자신이 가족들로부터 얼마만큼의 사랑과 관심을 갖고 있는가에 대한 기대와 확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내가 아닌 남으로부터의 사랑과 관심 속에, 사람들은 정서적으로 안정이 되며, 삶의 의미를 더 하는 것이 우리들의 상정이 아닌가 봅니다. 저희 가정에도 될 수 있으면, 가족들의 생일을 잊지 않고 온 가족이 축하하는 날로 지내고 있는데 며칠전에 남편의 생일을 맞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처음으로 온 가족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이 되었으나, 그날 저희 각자는 정성어린 카드를 마련하여 서로의 사랑을 전했답니다.

그 중에 큰 아이가 아빠에게 보낸 생일카드에는 이런 글이 써있었습니다. “아빠! 아빠가 저를 사랑해 주신 것을 돈으로 환산한다면 아마도 백만 불이 넘는 엄청난 것일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사이엔 아직 은행구좌를 터 놓치는 않았지만, 아빠가 제게 주는 사랑의 조언들은 제게 가장 큰 재산으로 저축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때때로 아빠의 조언들을 듣지 않고 때로는 무시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저는 아빠가 순간 순간 저의 가슴속에 들려주는 말씀들이야말로 저에겐 최선의 길임을 늘 감사하고 있답니다. 사실 우리 아빠를 어느 누구와 비교 할 수 있을까요? 아빠 감사드려요. 저의 모든 실수와 잘못들을 통해 제 나름대로 배우며 성숙해 갈 수 있도록 조심스럽게 인도해 주심을요. 자 여기 사랑과 감사의 은행구좌를 통해 백만 불의 책크를 드립니다. 생일 축하드려요. 사랑하는 당신의 맏딸로부터- ”

아이의 생일 축하카드와 함께 전해진, 은행에선 그 가치를 부여치 않는 백 만불짜리 책크를 들고 저희 남편은 어린 아이처럼 기뻐하는 것이었습니다. 이제는 어엿한 숙녀가 된 아이에게 무조건적으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하며 지시 할 수 도 없음을 일지감치 터득한 저희들은, 아이에게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 권을 양도한지 오래 전이였습니다. 부모와 자식간이라도 사랑을 주고받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것처럼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랑의 확인은 부모 자식간의 사랑이 아니더라도 인간관계의 고리를 통해 그 사랑을 확인하는 가운데 기쁨과 보람을 찾게됩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하기를 자기에게 있는 소유만큼 사랑을 받는 것이며, 소유가 있어야 사랑도 줄 수 있다는 착각을 하고 살지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에게도 많은 용돈과 풍부한 물질을 은행구좌에 남겨주는 것만이 부모의 도리로 생각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우리가 물질문명, 돈의 만능, 물질위주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들이지요. 가정이 경제안정 만을 위해 매진하며, 돈을 많이 벌어오면 그것으로서 부모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서는 언제부터인지 정당하게 되어 가고있습니다. 우리 자녀들에도 남에게 빠지지 않는 소비생활에 만족감을 안겨주는 일이 부모로서의 의무를 어느 정도 했다고 자위 할 때가 있습니다. 우리로 하여금 아름다운 것, 의와 정의에 관한 것보다도 물질에 얽매인 거칠고 인정마저도 메말라 버린 모멸찬 사람으로 살아가게 하는 이 경향들을 건강한 삶을 부여하진 못한답니다. 우리 주변에 인품이 멀쩡하고 다방면에 훌륭한 분들이 경제적으로 무능하다하여, 사회에서 따돌림받고 가족들에게까지 구박받고 사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저들을 향해 “저 사람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람이야” 라는 말들로 비아냥대기도 한답니다. 사람에게 있어 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람은 하나도 없답니다. 모두가 필요하고 있어야 만 될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눈이 경제적인 진가 외엔 다른 진가를 부여치 않을 뿐이지요.

동서고금을 통해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물질이 만이 아니라, 사랑의 구좌인 것 같습니다. 집은 있으나 가정이 없고 만남은 있으나 정신적인 교류와 가슴과 가슴이 맞잡고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기반이 없으면 인간은 방황하게 되어있고, 불화 하게 되어있어요. 충분한 사랑을 서로 주고받고 자라난 사람들은 진실한 삶을 사는 방법을 알고있거든요. 그리고, 약한 것 같으나 강하며 남을 신뢰 할줄알지요. 내가 먼저 사랑을 받았거나 유익을 보고 그만큼 만 갚아주는 조건부 적인 사랑이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을 하게되지요. 때로는 권력이 있고 물질이 많고 지식이 많은 사람들이 강한 것 같고 삶의 승자가 되는 것 같으나, 사실은 사랑의 구좌가 든든한 사람들처럼 강한 사람이 없으며 끝내 삶의 승리를 얻게되지요.

우리가 생업을 위해 일주일에 40시간, 또는 70여시간 일을 합니다. 그런데 우리와 함께 연결된 자녀들, 친구, 부모, 친척들을 위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의 투자와 마음의 투자를 하십니까? 혹시 여러분의 자녀와 또는 아내와 남편, 부모와 친척간의 사이에 사랑의 파산직전은 아니 신지요?

하나님께서는 인간과 사랑의 구좌를 트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과감히 투자하셨습니다. 그 사랑의 투자는 어떤 유익이나 대가를 바란 것이 아닌 무조건적인 사랑이셨습니다. 우리가 삶에 있어 아무리 파산직전에 있고, 또한 파산 후에 있을지라도 그 사랑에 접근 만하면, 우리는 삶의 모든 잃었던 크레딧을 회복 당하고 부자가 된답니다. 또한 갖고 있는 학식이나 물질에 구애함 없는 아주 존귀한 사람이 되지요.

청취자 여러분! 성경의 요한 복음 3장 16절에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죄로 인해 파산된 우리의 삶을 회복시켰을 뿐 아니라 차별이 없는 사랑으로 우리 모두를 부르셨습니다. 그 사랑은 수 백만 불을 주고도 지불 할 수 없는 귀한 것입니다.

지금 산과 들녘에서는 대 자연의 축제가 한창 열기를 더하고 있습니다. 눈을 감고 그 자연의 향연을 따라 산책을 해보세요. 바람소리, 물소리, 풀벌레 소리, 나뭇잎들의 휫파람소리, 산의 메아리, 뱀들의 발자국 소리… 그 소리 가운데 가장 감미로웁고 아름다운 것은 당신의 사랑의 구좌에서 들려오는 사랑의 언어들입니다. 그 언어들을 아낌없이 이 여름철에 사용하세요. 그리고, 당신의 이웃과 가족들에게 돈으로 환산 할 수 없는 백 만불짜리 책크를 선물하세요. 우린 서로가 부자가 될 것입니다. 다음 주에 만나 뵙겠습니다. 안녕히 계셔요.

– 윤 완희, 미주 한인 기독교방송 생방송 <창이 열린 숲 속에서> 1997.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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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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