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죄합니다”

나는 언젠가 당신께 말하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사소한 일에 화를 내며

당신을 사사건건 좌절시켰던 일들을

…사죄합니다.

절제할 줄 모르고 거칠고 생각없던 나의 행동과

나 나름대로의 결론부터 내리고 당신을 평가 하던 일들을

… 사죄합니다.

내가 잘못한 것은 전혀 생각지 않고, 아예 잊어버렸다가도

당신이 잘못한 것은 곧잘 기억하고 잊으려 하지 않았던 것들을

… 사죄합니다.

우리가 서로 대화를 나누다가도 나의 감정을 먼저 폭발하여

긍정적인 방향보다는 부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갔던 일들을

… 사죄합니다.


당신의 필요에 예민하지 못하고 지혜롭지 못하여

당신의 사랑에 화답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들을

……사죄합니다.


그러나 당신이 떠나고 없는 빈자리에 서서

내가 당신과 함께 있을 때 얼마나 많이 성장했는지

당신의 훈훈한 사랑 기억하며

나는 하나님과 당신 앞에 무릎꿇고 말하고 싶습니다.


……사죄합니다. <작가 미상)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가장 가까이 있는 가족이나 이웃의 장점과 귀함을 잊고 살아 갈 때가 많습니다. 상대방이 멀리 떠나거나 이 땅에서 다시는 만나지 못할 때가 되어서야 그 사람의 아름다움과 진정한 가치를 뒤늦게 깨닫는 일이 예사입니다. 그래서 “그 사람의 가치는 떠난 후에야 안다:” 라는 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 가치를 떠난 후 에 아무리 그리워하고 만끽해 보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피상적인 존재로 남아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도 오늘을 살아가는 나 자신은 가족과 이웃들에게 얼마나 불성실하게 하루를 이어가는지 모릅니다. 상대방의 가슴 언저리에 퍼렇게 명이 들 말인 줄을 뻔히 알면서도 기어코 내뱉고 말아야만 속이 후련하여 함부로 말을 하는 습성 속에, 후회의 연속으로 지내고 나서는 씁쓸하게 되뇌이는 “사죄합니다” 라는 독백은, 여간 고통이 아닐 수 없 습니다. 가슴만 조금 열어두면 이해하지 못할 것들도 이해하게 되고, 나누지 못한 것들을 풍족하게 나누며 이 땅에서 한평생 함께 축복을 누리며 살 터인데도 불구하고, 가슴과 가슴을 꽁꽁 묶어둔 채 스스로 의 멍에를 자초하며 사는, 자신을 발견할 때마다 애통치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남을 안다는 것은 남이 나를 안다는 것과 같이 어려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가족과 이웃들을 가장 쉽게 판단하고 생각하며 비판하게 됩니다. 이상한 일은 가족이나 이웃을 향한 부분적인 비판과 판단이 내게서 일어나기 시작하면, 나 혼자만이 가장 깨끗하고 완전하고 바르게 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내 전체적인 부족과 둔함을 전혀 생각지 못하는 잘못을 되풀이하게 됩니다. 저에게도 무엇인가 상대방의 일이 잘될 때에는 무관심하게 가만히 있다가, 일이 잘못되어 상대방 이 곤욕을 치를 때면 “내가 그럴 줄 알았어!” 하면서 그 일에 대한 잘 잘못을 먼저 따지고 평가하는 버릇이 문득문득 살아있음을 회개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참으로 냉혹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저는 지난 한주간을 지내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사죄합니다”라는 말을 자꾸만 되뇌이고 싶었습니다.

누군가의 도움을 청할 때, 무관심하게 있었음을 사죄합니다.

나와 가족, 나와 관련된 이들만을 위해 기도하고 당신을 위해 기도하지 않았던 것을 사죄합니다.

내 뜻이 이루어지도록 눈물 뿌려 간구했으나, 당신의 거룩한 뜻은 묻어버린 것을 사죄합니다.

이 땅에 주님의 이름이 그 어느 이름보다 높아지고 영광을 받으셔야될 터임에도 내가 높아지고, 내 이름이 빛나고자 애쓴 것을 사죄합니다.

우리 주님이 나를 먼저 사랑하셨듯이, 당신을 먼저 사랑하기보다는 당신의 가능성을 먼저 저울질했음을 사죄합니다.

– 윤 완희, 1999

The current image has no alternative text. The file name is: image-77.png









Unknown's avatar

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This entry was posted in Essay by WanHee Yoon, faith-column.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