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 여름 휴가동안에 우리 가족은 아이들과 함께, 미국의 역사적인 인물들이 거쳐갔던 현장을 방문하면서 역사를 공부한 적이 있다. 그 중에 우리는 평소에 존경하던, 제 2의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16대 대통령인, 아브라함 링컨의 역사유적지를 찾아가게 되었다. 남북전쟁의 마지막 요세지와, 그 유명한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치”를 부르짖던 게티스버그에서의 연설문을 작성하던 작은 방과, 1865년 4월 15일, 죤 위킬스 부스로 부터 총탄을 맞고 쓰러지던 포드 극장들을 둘러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마지막으로 워싱톤 국회 의사당을 내려다보고 있는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 석상의 거대하고 근엄한 모습을 대하게 되었다. 그 석상의 위엄 속에, 세대를 오가면서 존경받고 사랑 받는 링컨 대통령의 건국정신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는 석상 앞에서 한 장의 가족 사진을 찍으면서, 코리안 아메리칸으로서의 자긍심을 갖게되었다.
요즈음 한국에서 고조선의 첫 번째 통치자인 단군왕검좌상의 목이 이곳 저곳서 잘려나간 사진 보도는, 이곳에 살고있는 나에게 답답함과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 누구의 행동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짐작컨대 어느 종교의 광신자가, 종교의 교리에 어긋난다하여 저질러진 어이없는 소행으로 보고 있다고 한다. 나는 단군상 훼손의 처참한 모습을 보면서 몇 번씩이나 나의 근질거리는 목을 만지며, 기독교인으로서 큰 가책과 무지, 통분함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역사란 한 민족의 뿌리이며 얼이 숨어있는 민족의 거울이다. 그러기에 역사를 매도한 민족은 21세기에 살아 남을 수 없는 부끄러움을 갖게된다. 역사가 있기에, 그 역사를 거울삼아 현재가 좀 더 나아질 수 있으며, 미래에 대한 희망과 꿈이 더 눈부실 수가 있다. 우리 민족의 첫 통치자였던 단군왕검이 있었고, 그가 다스리던 고조선 시대가 있던 일은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 나라는 한반도와 만주 전 지역을 통치하는 큰 나라였고 매우 높은 문화수준을 갖춘 부강한 나라였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고있는 단군신화는 일본이 한국을 지배하기 위해, 민족정신을 말살하기 위해 만든 신화였음이 요즈음 역사학자들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역사연구는 민족 자긍심을 일깨우는 귀중한 일이다. 그 역사가 자랑스러운 것이든, 수치스러운 것이든, 역사는 보존되어야 하고 자손들에게 가르쳐야 될 귀한 자료들이다. 역사를 알고 이해함으로 인해, 나의 정체성과 삶의 목적을 갖고, 나아가서는 역사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알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동안의 30여년의 군사정부 통치로 인해, 굶주린 배는 어느 정도 부를 수 있었지만, 잃어버린 것들이 너무 많다. 그 중에 민족의 가치관과 정체성을 송두리째 잃어버리다 싶이 하였다. 민족에 대한 자긍심이 없으니, 함부로 살아가고, 멋대로 정치하고, 마음껏 욕심대로 나 만 배불리고, 내가 믿는 종교로 인해, 남을 배타시하거나 천대시 하는 저속한 민족으로 탈바꿈하지 않았는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이스라엘 민족의 역사 속에 거하셨다. 아브라함이나 모세, 여호수아, 다윗 등의 개인은 민족을 위해 쓰임 받은 인물들이었다. 우리 조상들이 특정 종교인들이 아니었다고 해서, 역사가 쓸모 없다거나 가치 없는 민족이 절대 될 수 가 없다. 오히려 그 척박하고 황무지와 같은 슬픈 고난의 땅에서 일궈낸 조상들의 민족정신과 해방, 평화를 위한 강인한 정신력들을 찾아, 정립하여 후세들에게 전해야 하는 사명이 우리에게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역사는 더욱 더 연구하고 발굴과 함께 널리 알려, 민족의 긍지와 정체확립을 마련해야 만 될 자산이다.
어느 민족이든지 그 민족의 종교 속에 역사가 있고, 역사 속에 종교가 있다. 단군이 신화 속에 갇혀 있을 때, 사람들은 그를 신앙의 대상으로 섬기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제 단군왕검은 신화의 문을 열고 역사 앞에 당당하게 서게되었다. 단군사상은 그 시대 우리 민족의 사상이었으며 정체였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와 교육 없이 여기 저기 급하게 세워지는 단군 상들이 우상이 되어, 수난을 당하는 일은 실로 유감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우리 모국에도, 단군 상이 링컨 상과 같이 후손들에게 자랑스러운 건국의 아버지가 되어, 해외로 흩어져 나간 수많은 한 민족들의 후손들이 자긍심과 뿌리를 찾고, 그 풋풋한 역사의 향내를 마음껏 맡을 수 있는 날이 속히 오기를 그려본다.
– 윤 완희, 7/19/1999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