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봄이었습니다. 이층에 있는 서재를 깨끗이 치워 놓은 것 같은 데, 창문 밑에 나뭇가지가 바닥에 수북하게 떨어져 있었습니다. 무심 결에 치워 버렸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지푸라기 같은 검불들이 또 쌓 여 있었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생각하며 주변을 가만히 살피다 보니, 창가에서 새들이 요란스럽게 지저귀면서 푸드득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가만히 보니 두 마리의 블루제이(Blue Jay)가 나뭇잎들을 부지런히 모아다가, 창틀에 놓여 있는 에어컨디셔너 밑쪽 사이에 집을 짓는 것이었습니다.
“아하! 새들이 집을 짓기 시작하는구나! 저는 너무나 기뻐 우리집에 이사 온 귀한 손님들을 환영하였습니다. 새들은 주로 높은 나뭇가지 위에 둥지를 짓는 일이 예사인데, 목사관 2층 서재의 창가에 집을 짓는 일은 너무나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우리는 맑은 스카치 테이프를 에어컨디셔너 밑에 붙여두었기 때문에, 커튼만 걷어내면 새 둥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이 또한 여간 기쁜 일이 아니었습 니다.
새들은 열심히 집을 지었습니다. 하루가 지나니, 어느새 보기에도 푸근한 훌륭한 보금자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재미있는 일은 둥지 밑에는 거친 나뭇가지들로 얼기설기 엮었지만, 위에는 보드랍고 고운 털들을 풀고 풀어 푹신하게 만든 것이었습니다. 저는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있다가, 새들이 외출한 사이에 가만히 커튼을 열고 들여다보 는 일을 무척 즐기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둥지 위에 세 개의 탐스럽고 흰알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는 것이었습니다. 생명들이 나란히 둥지 위에서 부화될 시간을 채우고 있는 모습은 성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갑자기 전에 들어보지 못한 아기새들의 요란스러운 ‘지지배배’ 소리에 가만히 귀를 기울여보니, 알들이 부화되어, 어미새와 아빠새가 먹이를 입에 물고는 어린 것들을 먹이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 어린 생명들은 평소에는 가만히 숨을 죽이고 있다가, 밖에서 날갯짓 소리와 어미새의 부르는 소리가 먼발치에서 들리기만 하면 깨어서 온 집안팎을 떠들썩하게 하였습니다.
목사관 주변에는 이름을 알 수 없는 많은 새들이 오가며 갖가지 높고 낮은 소리로 서로를 부르고 찾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러나 이 어린 생명들은 부모의 소리를 그 많은 소리들 중에서 분별하여, 부모가 둥지 밖에서 멀찌 감치 맴돌기만 해도 노란 주둥이를 벌리고 난리를 내었습니다.
저는 이 작은 생물들의 삶을 엿보면서, 하나님의 사랑의 손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감사치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미 생명을 이 땅에 내어 보내실 때에는 먹고 잘 보금자리를 미리 마련케 하시고 그 생명이 자라나서 독립할 때까지 완벽하게 돌보시는 그 손길은 어디서 왔습니까? 우리를 이 땅에 내보내신 하나님께서 우리를 이렇게 완전하게 돌보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늘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하는 어리석음 속에, 하루를 근심과 걱정에 눌려 살아감이 얼마나 한심스러운 일인가를 이 새들이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우주라는 둥지 위에 만물을 창조하시고, 인간들로부터 찬양을 받으시길 원하셨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분의 섭리를 극찬하고 즐거워하며, 그분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마치 온갖 다른 새들의 소리에는 미동도 하지 않다가, 어미새의 소리 만을 가려내어 응답하는 어린 새들처럼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