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 목사관 서신 (아름다움을 위하여, 여덟번째 이야기, 2001), 윤 완희

사람의 이력서에는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는 학력이나 사회 경력을 열거하는 이력서가 있는가 하면, 둘째는 그 사람의 삶을 통한 삶의 이력서입니다. 첫째는 부모의 형편과 주변 환경으로 쌓아 온 것이라고 본다면, 두 번째는 그 사람의 조건이나 환경에 관계없이 삶을 어떻게 살았느냐는 것입니다.

우리는 목적을 향해 질주하다가 하루에도 몇 번씩 절망을 향하여 내달리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제 이 정도면 삶의 성공의 봉우리에 올라섰구나 하고 한숨이라도 쉬려하면, 갑자기 불어오는 폭풍우 앞에 쓰러져서 앞뒤조차 분간치 못할 때가 있습니다. 그 폭풍우는 물질적인 것도 있고, 인간관계 속에서 오는 엉뚱한 오해와 불의의 사고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문제가 늘 일어나게 되어 있고, 문제 속에서 높고 낮은 봉우리와 골짜기를 헤매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가로막고 서는 이 실패와 낙망들은 우리를 잠시는 슬프게 하거나 당황하게 할 수는 있어도 결국 우리를 영원히 넘어뜨릴 수 없습니다. 오히려 삶의 실패와 낙망을 통해 앞날을 향한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고, 큰 비전을 품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호손(Nathaniel Hawthorne)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주홍글씨”를 쓴 작가입니다. 그가 그 작품을 쓰게 된 동기는 세관에서 해직되어 낙망과 앞날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집으로 돌아오는 날부터였습니다. 그가 만약 세관에서 해직되지 않았더라면, 그는 영원히 세기에 남길 작품을 쓰지 못하였을 것입니다.

월트 디즈니는 과거에 신문사 편집인으로서 아이디어가 전혀 없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해직당하였으며, 자기 사업을 하고자 했을 때도 여러 번의 파산에 처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남들은 비록 그를 아이디어란 전혀 없는 막힌 사람으로 인정했으나, 그의 아이디어로 꾸며진 월트 디즈니랜드와 월트 디즈니월드는, 누구나 죽기 전에 한 번 가보 고 싶은 환상의 나라를 이루어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그는 신문사 편집인으로서 해직당한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는 지식보다 낫다’ 라는 자신의 신조를 세워 당당히 성공한 것입니다.

헨리포드 또한 다섯 차례의 파산과 곤궁 가운데서 포드 자동차 회사를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링컨은 여러 번의 사업 실패와 파산을 경험하였습니다. 약혼자를 잃은 후 신경쇠약에 걸려 6개월을 앓아눕기도 했습니다. 국회의원 출마에 실패도 했습니다. 부통령 지명에 100표 차이로 지지를 얻지 못 했습니다. 그러나 1860년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었습니다. 그는 지나간 과거를 회상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인생의 길은 험난하고 미끄러웠다. 내가 넘어질 때마다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나는 늘 자신에게 이르기를, ‘이것은 잠시 넘어졌을 뿐이지 삶의 추락은 아니다'” 라고 말하였다.

성경에도 이러한 인물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중에 대표적인 예로 하나님의 사람 모세를 들 수 있습니다. 그는 애굽의 노예인 히브리인의 아들로 태어나 부모에게 버림받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사내아이가 태어나면 모두 죽이라는 애굽 왕의 명령 속에 강가 갈대숲에 버려진 그는 앞날을 모른 채 정처없이 물위를 떠내려가다가 그 나라 공주인 바로의 딸에 의해 구해져 양육됩니다. 그의 인생이 한없이 피던 40 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주 사소한 실수로 인해, 그 는 바로의 낯을 피해 도망가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그는 미디안 광야에 겨우 정착하여 목자가 됩니다.

그러나 그의 삶이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호렙산의 가시덤불 앞에서 하나님의 소명을 받고 또다시 애굽을 향해 가야만 했 습니다. 이스라엘 민족을 구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받고 두려움과 떨림 속에 가야만 했습니다. 과거엔 같은 왕자였던 애굽 왕 앞에, 한갓 목자의 신분으로 지팡이를 손에 든, 냄새나고 지저분한 땀에 절은 모습으로 마주 서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수없는 절망과 고뇌, 피곤 함과 지침, 갈등과 괴로움 속에서 이스라엘 민족을 출애굽시키는 거대한 일을 이루고 말았습니다. 왕자로 자라난 그의 이력은 화려했지만 그것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구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생애를 통한 믿음의 사역은 자손대대로 하나님의 역사 속에 남게 되었 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야구 방망이를 쥐고 흔들 때, 첫 방에 볼을 치지 못합 니다. 여러 번의 헛손질과 넘어짐 속에 볼이 오고 있는 방향을 드디어 감지해 내어 치게 됩니다. 지금도 인간의 역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에 의해 전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성경은 말합니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러면 찾을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러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구하는 이마다 얻을 것 이요 찾는 이가 찾을 것이요 두드리는 이에게 열릴 것이니라”(마7:7~8).

이 말씀은 오늘도 인생의 여정에서 넘어져 있는 우리 모두에게 용기와 일어섬의 확신을 줍니다.

이제 우리는 목적을 향해 달려가다가 실패할 때 지나치게 낙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의 성취란 실패의 열매라는 말이 있듯이 실패는 영원한 나의 패배가 될 수 없으며, 오히려 실패를 통해 하나님의 비밀이 열려지는 때입니다.

성도들 중에는 목사님께 차마 말을 하지 못하고, 사모에게 은근히 귀띔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기대와 바람을 슬쩍 건네줌으로 인해, 목사님이 자신들이 바라는 방향으로 목회해 주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사모라고 해도 목사님께 이런저런 말을 다 전할 수 없는 실정 입니다. 때로는 참지 못해 바로 전달하는 말도 있지만, 거의가 3개월, 6개월, 때로는 일 년 이상을 기도의 체로 거르고 걸러, 성령님께 맡기는 일만이 가장 현명한 일임을 깨닫게 됩니다.

비록 오늘 나의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어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 이라면, 언젠가는 상황이 바뀌어 교회의 앞날에 큰 업적을 남길 수 있 는 기회가 오게 마련입니다.

제가 목사님을 도와 함께 일하면서 가장 견디기 어려운 고통은 밤 낮으로 염려하고 기도해 주던 성도들이 하루아침에 교회를 떠나는 일 입니다. 알고 보면 자신의 어떤 의견이 수렴되지 않았을 때, 알아주지 않았을 때, 수십 년 동안 함께 봉사하고 사랑의 교제를 나누던 성도들이 떠나는 것입니다. 결국엔 본인과 가정에 얼마나 큰 영적인 손실이 되겠습니까? 그래도 사모와 목사는 그 성도들을 위해 기도할 수밖에 없으며, 그 일로 인해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 되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Unknown's avatar

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This entry was posted in Essay by WanHee Yoon, For the Sake of Beauty, Ministry.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