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저녁, 아버지 사무실에서 밤 늦도록 컴퓨터 게임을 하던 막 내아이가 만족한 표정으로 말하였습니다.
“나는 우리 가족이 제일 좋아요! 모든 것이 다 감사해요!”
“그래? 우리도 그렇게 생각해! 정말 우리 가족은 하나님의 축복을 참 많이 받았지!”
저는 아이의 말에 동의하면서 아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말한 윌리 엄 워즈워스의 말이 기억났습니다.
이 땅에서 한 가족으로 살아가는 일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일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평소 가족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고 감사하게 생각 했는지 새삼스레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가족에게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우리는 “고맙다! 참 좋다!라는 표현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표현을 더 많이 하고 살지는 않는가 하고 반성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은총 속에 함께 이룬 가족이 있기 때문에 오늘의 내가 있음을 부인치 못하게 됩니다.
어느 날 저녁, 맨해튼에 기차를 타고 나갔다가 늦게 돌아오게 되었 습니다. 기차 정류장과 집 사이의 거리가 걸으면 약 10여 분 이상은 족히 걸리는 거리인지라, 정류장에서 전화를 하여 픽업을 하게 되어 있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어두운 정류장에서 집에 전화를 거니 목사님이 받았습니다.
“세나가 도서관에서 아직 안 와 차가 없으니 택시를 타고 들어와요”
차 한 대가 정비소에 들어가 있는 중이었는데, 큰애가 다른 차를 갖고 나가서 아직 들어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저는 “알겠어요!” 하고 대답을 하긴 했으나, 택시를 타지 않고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인적이 전혀 없는 늦은 밤이라 불빛이 밝은 거리를 택하여, 걸음을 되도록이면 빨리 재촉하여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부지런히 집에 와 보니 작은애들 둘이서 약간은 들뜬 상태로 기다렸다는 듯이 문을 열어 주었습니다.
“엄마! 아빠 못봤어? 아빠가 세준이 자전거를 타고 엄마 맞으러 나가셨어요!”
“그래? 세준이 자전거 타고? 난 못 만났는데 …”
‘이 밤길에 가만히 기다리지 … 아니, 어렸을 때 자전거 탔던 분 이 갑자기 운동도 하지 않다가, 아이 자전거를 타고 나가다니 … 캄캄한데 가다가 혹시 자전거와 함께 넘어지지나 않았을까?’ 저는 은근히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곧 목사님이 바람에 빨갛게 상기된 모습이 되어 들어서며 안도의 표정을 지을 때, 저는 너무 고마워서 포옹을 하며 진정한 감사의 표현을 했습니다. 목사님은 분명히 제가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올 것을 알고는, 못 미더워 마중을 나갔던 것이었습니다.
아빠의 뒤를 이어 곧 큰애가 헐레벌떡 들어오며 반가운 표정으로 “엄마가 오실 시간이 된 것 같아 정류장에 나갔다가 기다리다 그냥 들어왔어요.”라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큰아이에게도 포옹을 해 주며 고맙다고 하였습니다. 가족이 있음에 서로의 돌봄과 사랑 안에 우리는 얼마나 행복하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새삼 느끼게 되는 저녁이었습니다.
목회 중에 만난 분들 중 대부분, 가족이 신앙으로 뭉치어 서로 사랑 하고 돌보는 가정은 자녀들도 건실하고 아름답게 성장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게 사는 것 같아도, 쉽게 일어서는 것을 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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