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제,
사라진 “지금”의 구멍에서 뛰쳐나왔다.
박달나무 위에서 춤을 추며,
오른손엔 뱀처럼 휘는 솟대를,
왼손엔 전설 같은 이야기를 움켜쥐었다.
나는 작아지고,
거울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나는 죽고, 다시 나로 태어났다.
나는 죽고, 다시 나로 태어났다.
지금—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나를 보고, 나를 닮았으나,
집을 떠나 동굴 속으로,
내버려진 내일을 찾아
봇짐을 멘다.
잃어버린 내일이 아니라,
내버려진 내일—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찢겨진 것이 아니라,
등에 업힌 보이지 않는 봇짐 속으로
가만가만 기어드는 내일.
그리하여 길은 솟대처럼 길어지고,
춤은 나의 춤이 되고,
노래는 흘러내린다.
파랑새가 날아간 자리에,
어제처럼 사라진 이름들이 쌓인다.
내가 떠나도,
나는 나를 보내지 못한다.
내 영혼은 동굴을 지으며 머물고,
미래 너머로 성큼 뛰어,
팽이 위에서 나를 낳은 전설을 돌린다.
바람은—
하루는—
잃혀졌다.
[Before Series – 2]
© TaeHun Yoon, 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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