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후 (앞과 뒤)

서 있는 팽이—
고요하나,
태양처럼 불타고 있었다.

천 년이 겹겹이 쌓인
공터의 뿌리,
침묵 속에
땅 자체가 기다리는 듯.

바다는 식지 않았다—
타올랐다,
불덩이의 바다,
스스로의 지평선을 삼켜버렸다.

무너지는 얼굴,
산산이 부서진 가면들,
황토빛 흙으로 흘러내린다.
흙은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

그는 견뎌냈다—
감악산의 검푸른 열정을 어깨에 지고,
산은 숨을 죽인 채
핏줄이 붉게 물들 때까지 버텼다.

몇 분,
몇 초,
그 사이의 연약한 틈—
바람에 흔들리는 실처럼
떨고 있는 시간,
전,
후.

[Before Series – 5]

© 윤 태헌, 1973년 유격훈련 후

Painting of Soldier with backpack and rifle in front arms on running for training
Unknown's avatar

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This entry was posted in Poetry.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