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속삭였지,
마치 하늘의 비밀을 나누듯이:
세 겹의 여름 더위가
밤 속으로 스며들었다고,
겹겹이 쌓이며
시간을 고요 속에 접어 넣는다고.

그리고 그녀가 나타났네—
창백한 지구의 그림자가 아니라,
그 무엇,
날개 달린 존재,
영원을 풀어놓은 등불,
불길 없이 타오르는 빛.

그녀의 형상은 날개였고,
그녀의 빛은 떨리는 숨결,
아직 말할 수 없는 것을
희미하게 드러내는 빛.

그녀는 내일의 신부,
수줍은 창조자,
옷고름을 잘근잘근 씹으며,
그 색깔 속에 감춰진 기도를
소금과 흙의 맛으로 새기고 있었다.

산의 어깨 위에서
그녀는 떠올랐다,
은빛 이야기처럼 미끄러지며
바람의 입술에서 흘러나온 노래였다.

산은 그녀의 무게에 눌렸지만
꺾이지 않았네,
그저 그녀의 그림자를
물그릇처럼 품어 안았을 뿐.

그리고 고요 속에서
누군가 걷기 시작했네—
숲으로 들어서는 한 사람,
등불 하나 없이,
그저 뿌리와 잎의 메아리를 지닌 채.

나무들은 그를 받아들였지,
마치 수세기 동안
그의 발걸음을 기다려온 듯.
적막은 더욱 깊어지고,
땅은 가까이 기울며,
밤은 귀 기울여 들었다.

그리고 달—
날개 달린, 빛나는 신부는
더 높이 올랐네,
말로 할 수 없는 시작의 맹세를
품은 채.

© 윤 태헌, 1972년 초가을, 경기도 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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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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