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 II

정리되지 않은 밤, 전화벨이 울린다— 누군가의 마음이 도시의 어둠 속에서 떨린다.

철거민의 눈물은 고층빌딩 아래 묻히고, 광부의 도시락 뚜껑은 지하에서 조용히 열린다.

스마트하게 달리는 차들, 휘두르는 골프채, 민주주의는 민중이 주인이라 했지만 그 말은 아직 길 위에 흩어져 있다.

분단의 아픔은 세월을 넘어 우리 가슴에 새겨졌고, 외국 자본의 그림자 아래 우리는 순하게 길들여졌다.

그러나— 우리는 잊지 않는다. 4.19의 아우성, 젊은이들의 외침, 억눌린 자유의 숨결.

남해의 바다는 오염되어도 그 위에 다시 희망의 배가 뜬다.

찍하면 맞고 짹해도 갇히는 세상, 그 속에서도 우리는 서로를 걱정한다.

혼자서는 안 되기에 함께 손을 잡고, 자신을 버려 고난 속 이웃을 찾는 것— 그것이 예수의 마음, 진정한 사랑의 모습.

민족의 아픔이 남아 있는 한, 나 하나 깨끗한 것보다 함께 더러워져도 함께 일어서는 것이 더 깊은 가치다.

들어라— 버려진 이 가슴이 다시 뛰고 있다. 민족의 신음 속에서 희망은 작은 불씨로 살아난다.

[Beginning Series – Part 8]

© 윤 태헌, 1977년 7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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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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