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근래 미국의 대문호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가문 이야기’가 세인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지난 주간에 그의 마지막 남은 유일한 핏줄이었던 손녀가 41세의 젊은 나이로 의문의 죽음을 맞게 되어, 가문의 맥이 비극으로 끊어지게 된 것입니다.
[노인과 바다]로 우리에게 알려진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손녀딸인 마고 헤밍웨이가, 캘리포니아 산타모니카 소재의 자기 아파트에서 심하게 부패된 변시체로 발견된 이후, 그동안 잠잠하던 그 가족의 비운이 다시 한 번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아름답고 명석하고 유명했던 그녀의 죽음을, 사람들은 자살로 보고 있는데 이유는 그녀의 할아버지 어네스트 헤밍웨이가 우울증에 시달리다 못해 권총으로 자살 했고, 그의 동생과 누이, 아버지까지도 자살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한가족의 비극이 대를 물린 참으로 엄청난 슬픔과 회한을 갖게 합니다.
흔히 하는 말 중에 아비의 죄를 자식이 물린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자녀가 결혼을 하면, 자기는 절대로 아버지처럼 하지 않겠노라고 다짐했으나 끝내는 자기도 모르게 폭력을 휘두르는 가장이 됩니다. 윤리적으로 어긋난 환경 속에서 자라난 사람이 어른이 되어서 비윤리적인 삶을 당연한 것처럼 살아가면서, 주변의 사람들을 아프게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성경을 읽다 보면,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기 전에 애굽에 이르러 바로 앞에서 자기 아내 사라를 누이동생이라고 속여, 대신 양과 소와 노비와 나귀와 약대를 얻는 대목이 있습니다(창 12 : 10~20). 그런데 그의 아들 이삭도 흉년을 당하여 그랄에 거하게 되었을 때, 그의 아내 리브가가 아름다우므로 백성들이 그녀로 말마암아 자기를 죽일까봐 동생이라고 속임으로써 하마터면 블레셋 왕 아비멜렉에게 그 아내를 빼앗길 뻔한 일을 당하게 됩니다(창 26 : 6~10). 아버지의 행위가 그 대로 아들에게서도 나타나는 것을 읽게 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할 때 마다 사람들은 흔히 심은 대로 거둔다는 말로 이야기를 맺게 됩니다.
그러나 조상의 내력이 어찌되었건 전혀 그 부모에게 걸맞지 않은 자녀들의 이야기들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어느 가정엔 아버지가 심한 알코올 중독자임에도 불구하고, 그 자녀들이 누구나 부러워할 정도로 훌륭하게 자라나 행복한 삶을 사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녀들은 아버지를 미워하고 원망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아버지의 삶을 이해하고 불쌍히 여기고 사랑하며 말없이 감싸안습니다. 평생을 남편의 알코올 중독에 시달려온 부인이지만, 그녀가 나날이 얼마나 큰 고초를 감내 하며 살아가는지 아무도 눈치를 못챕니다. 그것은 부인의 쾌활한 모습 속에 남들 앞에서 남편에 대한 푸념이나 넋두리를 단 한 번도 쏟아놓고 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신앙으로 감내하고 언젠가는 그가 치료되어 자유인이 되리라는 소망을 버리지 않은 부인은, 아이들 앞에서도 그 태도를 버리지 않았기에, 자녀들은 어머니를 믿고 신뢰하며 어머니가 믿는 하나님을 그들도 사랑합니다. 그리스도의 피가 그 가문에 흐르게 되니, 죄의 씨앗이 뿌리를 내릴 수 없습니다. 주님의 보혈은 우리의 혈통과 가문조차도 바꿔 놓는 능력이 있습니다.
사도 바울은 그리스도를 덧입지 않은 썩을 ‘육의 몸’에 머무는 사람들을 향하여 “우리가 흙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은 것같이 또한 하늘에 속한 자의 형상을 입으리라 형제들아 내가 이것을 말하노니 협과 육은 하나님 나라를 유업으로 받을 수 없고 또한 썩은 것은 썩지 아니 한 것을 유업으로 받지 못하느니라’.'(고전 15: 40~50) 라고 안타갑게 부르짖었습니다.
어네스트 헤밍웨이, 그는 인간의 언어와 정서, 사상과 상상력을 통해 문학의 최고의 경지에 올랐던 지성인이었습니다. 그는 우리 시대에 존경받을 만한 대문호임에 틀림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가문은 비극으로 종지부를 찍고 말았습니다. 그의 가문에 일찍이 그리스도의 피가 닿았더라면, 그의 삶과 자손들의 삶은 인류를 위해 얼마나 귀한 업적을 남기었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비록 약하고 보잘것없는 나이지만 그리스도가 함께하셔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으니 나 어찌 자랑치 않을까.”
어느 아침의 기도가 문득 찬양이 되어 겸허한 마음을 갖게 해줍니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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