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 윤 태헌, 1978

떠나려는 햇빛이
허리를 곧게 펴며—
호수를 가로질러
그 몸을 길게 늘였다.

볼 위에는
지워지지 않은 눈물의 흔적,
닦이지 않은 기억이 남아 있었다.

그대는 아는가—
진흙 속에 묻힌
낱알들을 주워 모으는
그 슬픔을.

그대는 침묵 속에서
질문을 빚어내듯
나에게 물었다.

여기—
이곳이 우리가 헤어지는 자리.

그대는 나를
정탐하라 보냈지만,
나는 그대를 따르려 했을 뿐.

우리는 기도하는 것을 잊었다.

깊은 바다에서
전갈고기를 끌어올려,
뼈와 살을 가르지 않은 채
통째로 씹어 삼켰다—

수천 년을 그렇게 살아왔다.
굶주림에 눌리고,
인내를 배운 자들처럼.

우리는 호수를
밤의 장막 아래 가라앉히며
기적이 도착할
그 순간을 준비했다.

그러나 우리의 귀에는
쇠망치의 울림만이 남았다.
다른 소리는
닿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아침 햇살이 길을 떠날 셈인지
허리를 호수 위로 가득히 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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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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