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飛上)”

© 윤 태헌, 1979

땅은 그의 신부였다.
조용하고, 확실하게,
그의 발길을 기다렸다.

그가 걸으면, 꽃이 피어났다.
마치 땅이 봄을 기억해낸 듯.
그가 나무를 바라보면,
그 나무는 한순간에 꽃으로 터졌다.

그의 말을 들은 이들은
가슴 깊은 곳에서
날개가 돋는 것을 느꼈다.

하늘은 땅에 몸을 기울였고,
돌과 구름은 다시 형제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더 이상 묶여 있지 않았다.
나는 속삭였다. 나는 자유다.

[그 모든 기둥의 밑바닥에는 영혼이 있었다.]

지금 너를 태우는 불은
그물을 던지고, 헤엄치고,
잠시 쉬었다가, 다시 흘러간다.
새벽은 해가 되고,
해는 해마다 쌓여
세상에서 세상으로 건너간다.

그러나 네가 너무 오래 머뭇거리면,
그를 영영 잃게 되리라.

그들은 물었다, “언젠가?”
그러나 숨이 막혔다—
죽음이 곁에 다가와 있었다.

뒤돌아보지 말라.
만일 삼켜진다면, 그대로 두라.

공은 이미 굴러가고 있다.
이제 멈출 수 없다.

그러니 작별하라—
네 신발에게, 네 빵에게.
너는 이미 떠났다.

이제 너는 날고 있다—
바다와 땅을 뒤로하고,
한 줄기 숨결처럼
공중으로 오르고 있다.

작가의 말

<비상>은 ‘자유’에 대한 깊은 묵상에서 비롯된 시입니다.
이 시가 말하는 자유는 단순한 도피가 아니라,
자신을 내려놓음으로써 얻는 내면의 해방이며,
영혼이 스스로를 초월하여 빛으로 오르는 과정입니다.

나는 이 시를 통해
‘땅에서 피어나는 영혼의 비상(飛翔)’을 그리고자 했습니다.
한 걸음, 한 시선이 생명을 피워내고,
그 안에서 하늘과 땅, 인간과 신성의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그 순간, 우리는 더 이상 얽매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의 자유로운 숨결이 됩니다.

〈비상〉은 또한 이별의 노래입니다.
우리의 신발, 우리의 빵,
우리 삶을 지탱하던 익숙한 것들과의 작별.
그러나 그 떠남은 상실이 아니라
새로운 상승의 시작입니다.

나는 이 시가 독자들에게
조용한 은총의 부름처럼 다가가기를 바랍니다.
두려움 없이, 고요히,
더 넓은 하늘로 오르라는 내면의 초대처럼—
삶의 불꽃이 꺼지는 자리에
새로운 날개의 빛이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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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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