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많은 꽃들이 있지만, 내가 가장 즐겨하는 꽃중에 하나는 서양난이라고 할 수 있다. 난은 우리 부부가 병원에 환자를 보러가거나, 가정 심방 할때면 즐겨 사용하는 꽃으로써, 꽃의 단아한 아름다움 속에 강건한 생명력은, 오랫동안 놀라움과 기쁨을 안겨 주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몸이 아픈 “바비” 집을 방문했을 때, 2월달 심방 때 갖다준 난을 아직도 즐기고 있다는 부부의 말이 믿기지 않아, 꽃을 눈으로 확인 할수 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리빙 룸의 환한 창가에 놓여진 꽃은, 진 보라빛과 분홍색의 고고한 자태가 흩트러짐 없이, 우리를 반기고 있었다. 나는 그들 부부를 쳐다보며 “당신들은 녹색 엄지손가락을(Green Thumb) 가졌군요!” 라고 칭찬을 하였지만, 여간 질투(?)가 나는 것이 아니었다. 난(Orchid) 물주기 삼년이라는 말이 있듯이, 적당량의 물주기와 관리가 내게는 좀처럼 쉬운 꽃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집에도 여러종류의 서양난이 있지만, 한번 꽃이 떨어진 후에는 꽃을 다시 피워주지 못하는 화분들이 너덧개나 즐비하게 있다. 난을 유난히 좋아하는 남편을 위해 교회 사무실에 갖다 둔 난도 한번 꽃이 떨어진 후엔, 다시 꽃을 필 줄 몰라 아예 실크풀라워 한줄기를 사다가 화분 안에 꼽아 두었다. 그랬더니 사무실을 오가는 교우들은 그것이 진짜인줄 알고 늘 감탄이 오간다. 그럴 때마다, 남편은 두 손을 흔들며 그것이 진짜가 아님을 극구 변명한다. 나는 매주 물을 열심히 주면서 “왜 꽃이 피질 않치?” 라는 의구심 만을 언제나 간직한채 말이다.
난을 잘가꾸어 변함없이 늘 꽃을 즐기는 이들과, 꽃은 좋아하지만 꽃을 피워낼줄 모르는 나와는 무엇이 다를까? 그동안 내가 터득치 못한 비밀(?)이 숨어있음을 요근래에 발견하였다. 기본적으로 난은 빛이 밝은 곳에 최소한 10여시간씩 있어야 한다. 뿌리가 물에 고여있으면 않되고, 일주일에 한번 물을 흘려보내는 정도의 최소한의 수분 만이 필요하다. 통풍이 잘되어야 한다. 영양공급을 정기적으로 해줘야 한다. 꽃이 진 묵은 줄기는 잘라주어야 새순에서 꽃 필 준비를 할수있다. 성장기와 휴면기에 따라 수분공급과 영양 관리를 해주어야 한다 … … 난 그동안 일주일에 한번씩 물만 주면, 꽃이 저절로 피는 줄 알고 지냈었다.
난을 바라보면서, 우리의 믿음의 꽃을 피우는 일도 어쩌면 같은 여정이 아닐까를 생각케 된다. 믿음 안에서 성장하려면, 늘 내 몸과 마음이 빛 속에 살아야 함이다. 최소한의 물질에 만족할 때, 오히려 행복과 아름다움은 우리 곁에서 발견케 됨이다. 구약의 희년처럼 언젠가 주인에게 되돌려 줄 삶인 것을 염두에 두고 매이거나 고이지 않은채 오늘을 살수 있다면. 또한, 사람과 사람간의 건강한 소통을 위해 늘 마음을 열어두고 산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삶의 주인이 갖고 계신 생각과 의도를 알기위해, 말씀을 읽고 상고한다면 그것이 우리 삶에 영양제이자 생명으로 이어질 것임이다. 어제의 묵은 아픔이나 수치의 가지들을 잘라내고, 오늘에 부어지는 새 은혜를 기뻐 할 때, 내일의 삶에 새로운 꽃망울들이 맺혀질 것임이다. “아! 난 키우기가 정말 힘들구나”라고 투정하고 있는 나에게, 난은 오늘도 무언의 가르침을 던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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