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연”

태양은 얼굴을 돌리고,
내 발끝에 떨어진 것은
별들의 눈물,
한 방울, 한 방울이었다.

어둠 속엔 비어 있는 눈만이 반짝였고,
나는 더 이상 타오르지 못하는 주먹으로
저무는 태양을 두드렸다.

내 안에서는 무언가 떨리고 있었다.
문이 삐걱 열릴 때,
나는 서 있었다 —
두 세계의 침묵을 껴안은
파산한 영혼으로.

만약 자존심이란 게
아직 남아 있다면,
그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
주정뱅이에게도,
거짓말쟁이에게도,
떠나는 자에게도.

그대는 돌과 가시로 된 언덕이 되었고,
잊힌 뼈들의 무덤이 되었다.
그리고 나는,
서쪽으로 걷는 그림자 —
가슴 속에서 떠나지 않는
고향의 아픔을 안고 있었다.

© 윤 태헌, 1980

  • 후기: (고향을 떠난 뒤) 이 시는 나의 조국,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건너오던 그 아픔에서 태어났다. 잃음과 시작 사이, 떠나야만 했던 것과 결코 잊을 수 없는 것 사이에 남아 있는 고요를 품고 있다.

여기서 “태양”은 나의 나라요, 나의 젊음이다. 내가 떠날 때 그것은 얼굴을 돌렸다. “별의 눈물”은 기억들이다 — 한 방울, 한 방울이 내가 가져올 수 없었던 사람들과 장소, 그리고 꿈의 조각이다.

이민(移民)이란 “파산한 영혼”이 되는 일이다. 텅 비었으나 여전히 살아 있는 존재로서, 나는 서쪽으로 걸었다. 아직 약속조차 불확실한 땅을 향해.

이 시를 통해 나는 잃은 것들을 애도할 뿐 아니라, 여전히 한국인으로 남아 있는 내 안의 한 부분 — 더 이상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그 땅의 흙에 뿌리내린 나 자신 — 을 그리워한다.

Unknown's avatar

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This entry was posted in Poetry. Bookmark the permalink.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