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기차 (Santa Train)” © 윤 완희, (목사관 서신, 40번째 이야기, 2007년 12월 12일)

1942년 겨울, 테네시주의 킹스포트에서는 산타크로스가 탄 기차가 캔터키주와 버지니아 지역을 향해 출발하였다. 그것은 킹스포트시 상인 번영회에서, 아팔라치안 산맥을 끼고 살아가는 가난한 이웃들이 킹스포트까지 쇼핑을 와주는 것에 대한 감사의 답례였다. 작고 순전한 마음으로 시작된 산타 기차는, 해가 거듭될수록 언론에 보도가 되어, 많은 이들에게 성탄절기의 아름다운 추억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다. 올해도 산타를 태운 기차는 110마일의 철도 구간을 달려 11군데에 정거하면서, 환호하는 어린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나눠주었다.

나는 수년 전에, 산타 기차가 아파라치안 산맥을 지나면서, 아이들에게 성탄 선물을 던져주는 뉴스를 TV에서 잠깐 본적이 있었다. 흰눈이 펄펄 날리는 숲 사이를 헤치고 숨가쁘게 산등성을 올라오는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과 부모들의 들뜬 모습 속에서, 어린 시절의 꿈을 꾸는 것 만 같았다. 아이들은 산타가 온다는 그 날을 얼마나 오래 기다리며, 마음은 벌써 철도변 주변을 얼마나 서성거렸을까? 아마도 아이들은 날도 밝기 전에 일어나, 서리 앉은 산비탈을 달려 기찻길로 찾아왔을 것이다. 아이들의 부스럭거림에 숲들은 놀라 깨어 일어나고, 잠자던 새들과 산짐 승들도 놀라 귀를 고추 세우고 저들의 발자국이 사라질 때까지 얼마나 긴장하고 있었을까! 또한 가난한 홀어머니와 홀아버지들, 손주 손녀를 키우고 있는 노부모들도, 산타크로스가 찾아온다는 소식에 얼마나 기뻐했을까! 어느 덧 세월의 회호리 속에, 이곳 킹스포트에 우리의 삶의 뿌 리를 내리고, 산타 기차의 동향을 눈으로 직접 대하니 만감이 교차되는 마음이다.

아팔라치안 산골 깊숙히 살아가는 가난한 이들의 삶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로 달라진 것이 없는 열악한 환경이다. 많은 사람들이 숲과 숲사이의 트레일러 안에서 전기와 수도, 화장실 시설없이 살아가는 것은 물론이요, 술과 마약중독, 가정폭력, 어린이 학대 등이 소리없이 이뤄지고 있는 현장이기도 하다. 그 중에는 온갖 문화시설 속에, 자연의 풍요와 아름다움 속에, 쾌적하고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부모 때부터 터를 잡고 살아온 이들 중에는, 단순노동이나 실업 등으로 최저생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삶 속에 의료 혜택을 거의 받지 못하고 살기도 한다. 해마다 여름이면 민간 의료봉사단체(Remote Area Medical Heath Expedition. http://www.ramusa.org)에서 버지니아의 와이즈 카운티(Wise County)에 무료의료를 진행한다. 올해도 삼일동안 8,00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다녀갔다. 주민들은 전날부터 와서 텐트와 자동차 안에서 기다렸다가, 새벽 6시에는 500여명 이상이,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의료진들을 기다렸었다. 그들은 단순 치료인 치아를 빼는 일, 상처에 필요한 항생제, 백내장 수술, 시력검사, 피부염 등의 간단한 치료가 절실하게 필요한 삶을 안고 오늘도 살아가고 있다.

성탄절을 앞두고 왠지 분주하고 산만하기만 한, 내 영혼의 산등성이에 산타 기차는 정적을 울리며 달려오고 있다. 그리고, 내가 만나야만 될 어린아기 예수님이 계신 곳이, 크리스마스 트리 밑도 아니요, 혼잡한 백화점의 인파 속에 도 아닌, 소외된 마굿간 임을 상기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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