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준비하고 기다렸던 성탄절을 보내고, 손가락에 셀 만큼 남아 있는 한 해를 돌아보며 숨막히도록 분주했던 날들을 뒤돌아보면 서 잠시 숨을 내몰아 쉬어봅니다. 한 해 동안 사람들과의 만남과 흩어 짐, 사랑과 미움, 자신과의 투쟁과 극복, 관심과 무관심, 무지와 깨달 음, 번뇌와 기쁨, 싸움과 평화, 좌절과 용기, 슬픔 등 한 해의 삶의 매 듭이 때로는 곱고 매끈하게 매어지기도 하고, 때로는 모양새없이 울 퉁불퉁하게 매어지고 말았습니다.
“시간은 날개를 가지고 있어서 시간을 창조하신 분께 날아가 우리 가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였는가를 낱낱이 보고한다.” 라고 존 밀턴이 말하였듯이, 우리의 시간의 매듭들은 이미 하나님께 올려졌습니다.
이것도 해야 되고 저것도 해야 될 터인데, 시간이 없어 처리하지 못 한 일들을 날이면 날마다 책상 위에 산더미같이 쌓아 놓고 또 한 해를 넘보게 되었습니다. 시간을 가장 서품게 쓰는 자가 시간이 짧다고 볼 평 한다는 말처럼, 저는 늘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가지? 하면서 가는 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잠잘 때에도 시계를 풀어놓지 못하고 자는 버릇이 들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시간은 날개가 있어 잠시도 쉴새없 이 날아가기만 합니다. 달아나는 시간들 속에 참된 말과 생각을 아름 답게 가꾸기보다는, 무가치한 루머와 헛된 생각의 잡풀들로 누구인지 조차 모르며 절망하던 날들 앞에 용서를 구해봅니다. 자신이 누구인 지 모르며 산다는 것처럼 불행한 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조 차도 교만하고 불성실하니, 이웃들에게인들 감사하며 겸손할 수 있겠 습니까?
이제는 젊다고 으스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하여 세상을 다 사신 노인과 같은 나이도 아니지만, 날아가는 시간 앞에서 새벽의 별로서, 늦은 저녁 강을 건너는 나그네를 기다리는 나룻배처럼, 폭풍우 속에 빛나는 등대처럼 길잡이 되시어 인도하시는 이가 함께 계시니 위로가 있고 소망이 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하였듯이 내일에도 함께하리 니 두려워 말고 순종하며 함께 떠나자.”라고 주님은 부끄러운 팔을 붙 들어 주십니다.
떠남은 단순한 떠남이 아닙니다.
단순한 안녕이나
작별들이나 축도들도 아닙니다.
한 삶이 끝나는 시간의 정점을 넘어감을 말합니다.
그래서 떠남은 단순한 시작입니다.
그것은 안녕하고 말합니다.
그것은 작별의 어두운 구름, 고민과 번민 뒤에 있는 새로운 여명을 맞음입니다.
그 새벽은 수많은 색깔의 아름다움과 밝음 속에 태어나며 그 새벽은 안녕 속에 아직도 연결되어 응어리진 어제의 구름에 의해서 형성되어 잉태합니다.
시작함과 끝남은 여명의 순간에 서로 얽혀집니다.
우리의 삶의 순간은 그 날개를 펼치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여 떠나가고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이런 일에서 또 저런 일로 떠나 얽혀집니다.
끝남- 시작함
변함 – 되어짐이란
하나님 안에 우리가 거처하는 곳을 말합니다.
그곳을, 믿는 이는 일컬어 성만찬이라 합니다. – by Dwight Judy
송구영신! 새해를 주님의 품에서 기다려 봅니다.
– 윤 완희, 목사관 서신,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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