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하며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올해도 당신의 은총의 손바닥에 올려졌던 우리의 지나간 날들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영원한 당신의 생명 책에 기록된 나날들, 돌아보며 무릎꿇고 경건한 참회의 기도를 드리옵니다. 하나님 아버지! 용서하옵소서! 당신께서 깊은 곳으로 그물을 치라 할 때, 알량한 상식과 지식으로 두려워하여 고개를 저었습니다. 결국엔 당신의 풍요 곁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채 빈배를 안고 살아왔습니다. 당신께 감사함으로 제물을 드려야 할 때에 약한 것 상한 것을 드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브라함처럼 갈 길을 모른 채 믿음의 길을 걸라 하실 때 그 자리에서 얼른 떠나지 못하고 주저하다가 세월을 허비하고 살았습니다. 주님께서 필요한 것 찾고 계실 때, 못들은 척, 없는 척, 못 본척 하였습니다. 저희들 세월의 바람 속에 꺾이고 아팠던 시간들, 이제는 당신의 손길에 어루만짐을 원하오니 오시옵소서.

하나님 아버지! 이 해가 잃어버린 또 하나의 삶의 페이지가 되지 않기를 원하옵니다. 저희를 권고하사 새해엔 방관자의 삶이 아닌, 주인의 삶이 되게 하옵소서. 어둡고 절망적이거나 화려하고 사치한 외형적인 것이 아닌, 어둠 속에서 일어서는 소망과 인내, 검소함과 최소한의 것을 갖고 즐기고 기뻐 할 수 있는 우리가 되게 하옵소서. 오늘이 내 삶의 마감일 이라는 깨어남 속에 보람과 기쁨 속에 가치 있는 생애를 살아 갈 수 있는 용기와 힘을 주시옵소서, 일출 하는 태양처럼 새롭게 출발하게 하옵소서. 끝없는 창공을 향해 날개를 펼쳐나가는 독수리의 날개처럼 새로운 벅찬 새해를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해마다 이 때가 오면 우리 모두의 가슴은 비장해지는 느낌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마지막 1997년도의 삶의 책장을 덮으며, 잠시나마 세월의 무상함과 새해에 대한 포부를 그려봅니다.

한 해를 잘 살았으면 잘 살아온 대로 아쉬운 분도 있는가 하면, 또는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아왔다면 또한 이해를 빨리 넘기고 싶은 분들도 계실 터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여기 우리가 살아서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것은 거룩한 일이지요. 어떤 상황에 있을지라도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것, 미련을 떨쳐보낼 수 있고, 어둠을 몰아낼 수 있고,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것. 그리고 모두가 인생의 출발점에 서서 미래를 향해 ‘출발!’이라는 신호탄 소리를 들으며 다시 시작 할 수 있는 일- 사람만이 느끼고 경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에 우리의 삶에 일년이라는 숫자의 마감이 없다면 우리의 미래는 얼마나 허허로울까 생각해봅니다. 하루를 마감하고 한 달을 마감하고, 일년을 마감하고, 일생을 마감한다라는 말은 계수 한다라는 말과 어쩌면 동일하지 않을까요.

우리는 1997년 새해가 밝았을 때, 타임스퀘어(N. Y)에서 내려오는 빅 애플을 함께 맞이했습니다. 그리고 함께 환호성을 지으며 박수와 포옹을 하며 새해에 걸어들어 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뜻하지 않게 이 해가 다 마무리 짖기 전에, 사랑하는 이들을 먼저 보내야 만 되기도 했습니다. 가까이는 가족들이 있으며 세계를 슬픔의 도가니에 몰아 넣었던 아름다움의 화신 다이아나 공주, 가난한 이들의 어머니였던 테레사 수녀, 살아있는 순교자로 일컫던 안이숙 사모… 그가 젊었던지 노쇠하였든지, 유명하든지 무명하든지 그 분들은 이 해를 다 채우지 못하고 삶을 마감한 채 떠나갔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살아남아 또 한해를 마감하는 시간의 정점에 서게되었습니다.

우리는 묵은해를 바라보며 연민과, 후회의 아듀를 보냅니다. 그리고 내게 주어졌던 시간들을 과연 어떻게 잘 유용했는지 돌아보게 됩니다. 로랄드 그래햄은 AT&T Bell 회사의 유명한 수학자로 세계를 오가는 바쁜 시간 속에서 사는 분입니다. 그러나 그는 시간이 없다고 한번도 불평을 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답니다. 그는 지나간 40년동안 중국에 대해 대학원 공부를 하였고, 피아노를 배웠으며, 공을 양손으로 돌려가며 던지는 요술을 배웠습니다. 수천 마일을 여행하며 비행기 안에서 많은 글을 쓰기도 했다합니다. 그는 그 많은 일을 하면서 말하기를 “시작을 두려워하지 말라”라는 좌우명을 갖고 산답니다. 사실 시간을 잘못 쓰는 분들이 늘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지만, 시간을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이용하는 사람들은 단 한번도 시간이 없다고 불평을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미 1997년이라는 시간은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제는 좀더 구체적이고 새로운 계획과 방향을 위해 마음을 가다듬습니다. 그러나 “세초부터 새말까지 네 하나님 여호와의 눈이 항상 그 위에 있느니라(신 11:12)” 하신 말씀처럼, 하나님의 눈길은 내일도 변함없이 우리를 주시하고 계신다는 약속입니다. 우리는 나름대로의 계획과 목적을 세울 수는 있지만 “우리는 우리의 계획을 포기하고, 우리를 위해 기다리고 있는 삶을 기다리는 자세로 새해를 맞아야 한다”라고 말한 Joseph Campbell의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의 생각과 계획… 이것들로 인해 묵은해에 가졌던 실패를 돌아봅니다. “너는 미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의뢰하고 네 명철을 의지하지 말라 너는 범사에 그를 인정하라 그리하면 네 길을 지도하시리라”(잠3:5-6) “대저 사람의 길은 여호와의 눈앞에 있나니 그가 그 모든 길을 평탄케 하시느니라” (잠5:21)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 시니라” (잠 16:9) 이 말씀들은 이 해를 마감하면서 다시 한번 돌이켜 보고픈 말씀들이지요.

“하나님은 저를 버리셨나봐요!” 어느 날, 어느 성도님이 오랫동안 소식이 없다가 전화를 주시었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 묻습니다. “왜냐고요? 전 올해에도 제 마음대로 된 것이 없었어요! 좀 잘해보려 마음을 먹었는데 애 엄마 가 병이 들고 사업이 안되어, 매 꾸려 하니 빚만 늘고… 제가 돈을 잘 벌면 우리 가정도 좋고, 교회에도 헌금을 많이 내서 좋잖아요? 그런데, 올해 제 사업은 엉망이었거든요! 하나님은 저를 버리신 것 같습니다” 라고 하나님께 푸념하는 소리를 하였습니다.

저는 성도님께 말했습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버리지 않으시지요! 성경에 여호와의 신이 떠난 사람은 사울 이라는 이스라엘의 첫 왕이었는데, 그가 하나님을 섬기지 않고 멸시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그를 버렸다고는 기록이 되어있어도, 진정으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은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는 일은 있을 수 없지요! 오히려 죄인인 우리를 하나님은 찾아오셨고, 예수님의 예화 중에 잃어버린 한 마리의 양을 찾기 위해 99마리를 놔두고 한 마리를 찾아 나서시는 사랑을 기억하셔야되지요!” 저는 성도님께 이 말을 하면서도 그의 심정을 이해 할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하나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생각되는 순간은 참으로 어둡고 추운 시간입니다. 우리의 가는 곳마다 문이 닫혀있는 고통스런 경험과 환경 속에서도 하나님은 닫혀진 문을 여시고, 막혀진 길에 대로를 열어주시는 분입니다.

연말이라는 시간 참으로 귀한 순간입니다. 삶의 안이함 속에 있는 우리를 깨우사 머잖아 저물어들, 삶의 밤을 기억하고 자고에 빠진 우리를 건지시기 위하여 경종을 주시는 은총의 시간입니다.

새해의 종소리가 이 땅에 울려 퍼집니다. 이름 만 들어도 눈이 부셔옵니다. 가슴이 뜁니다. 신선한 풀잎과 같이 돋아나는 시간들이 교향곡 같이 잔잔하게 묻혀 들어옴을 감지합니다. 이 거룩한 시간에 우리 모두는 평등하게 걸어들어 갈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합니까? 아무리 절망과 아픔 속에 묵은해를 살았을 지어도 새해엔 이 모든 것을 털어 버리고 새영과 새마음을 갖고 갈 수 있으니 얼마나 다행입니까? 우리는 과거에 묶여있는 나쁜 습관들과 두려움을 새해라는 시간의 정점에 서서 과감히 끊어버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새해라는 깨끗한 백지 위에, 우리의 삶을 새롭게 그릴 수 있는 은총의 크레용을 주시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을 잘 사용 만 하면 오색찬란한 그림과 함께, 온갖 여백을 아름다운 음악으로, 꽃의 향기로, 신선한 바람으로 채울 수 있는 멋진 작품을 남길 수 있도록 하셨습니다. 무슨 크레용을 손에 잡느냐에 따라 우리의 작품은 달라집니다. 절망의 어두운 크레용으로 새해의 흰도와지를 채울 것입니까? 아니면, 소망의 초록과 무지개의 오색으로 새해를 채울 것인가- 그것은 우리의 초점이 어디에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시편 100편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온 땅이여 여호와께 즐거이 부를지어다 기쁨으로 여호와를 섬기며 노래하면서 그 앞에 나아갈지어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자시오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 이름을 송축할지어다 여호와는 선하시니 그 인자하심이 영원하고 그 성실하심이 대대에 미치리로다”

1997년을 보내고 1998년을 맞이하는 문전에서 모든 청취자들게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시는 한해가 되시기를 기도합니다.

– 윤 완희, < 1997년 12월 2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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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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