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시로 시 동인회”

칠십 년대 후반,

바람에 깎인 항구 도시 부산에서,

광복동의 한 좁은 커피숍,

목요일, 다섯 시쯤—

빛이 엷어지고

항구가 헛기침을 시작하던 시간.

우리 일곱은 모였다,

거의 비어 있는 주머니,

잉크 얼룩 묻은 손으로,

한 주가 머리와 갈비뼈 속에서

비틀어 꺼내 놓은 것들을 들고.

우리는 거리와, 신문 머리기사와, 공장 연기와 비린 생선 냄새를 읽었다.

우리는 바짝 몸을 기울여

역사가

스스로를 발음하려는 소리를 들으려 했다.

그리고

하나씩,

가슴속에서 타오르는 이 지구(球)를 돌려

한 줄을 내놓았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금이라도 갈 듯한

찻잔을 내려놓듯이.

적어도 우리 사이엔 신뢰가 있었다.

얇고, 깨지기 쉬운 믿음.

비평 속에는

아직 우리가 이름 붙일 줄 몰랐던

어떤 예의가 있었다.

우리는 명성을 좇지 않았다.

우리는 균형을 연습하고 있었다—

기울어진 세상 속에서

똑바로 걷는 법을 배우는 중이었다.

각자의 시는

하나의 발디딤,

돌을 짚은 손바닥,

진실이

아름다움을 통과시키는

투명한 막이었다.

우리는 함께

올랐다,

정상의 이름은 몰랐지만,

감히 더 오를수록

공기가 더 맑아진다는 것만은 알았다.

길은 평범했고,

날씨는 미쳐 있었다.

그럼에도—

어딘가 우리 위에서

한 마리 새는 계속 날고 있었다.

그리고 때로 우리는

패배해서가 아니라,

침묵을 깨뜨린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하기 위해

무릎을 꿇었다.

— 윤 태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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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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