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난한 젊은 여인이 미국에 이민온지 25년 만에 난생처음으로 땅을 사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땅을 사서 큰집을 짖기 위한 것도 아니었으며, 아름다운 가든을 꾸미기 위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여인은 5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돌아가신 남편을 묻기 위해 조그만 묘지를 사게 되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땅을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조그만 땅 덩어리 안에 남편을 묻고 그 옆에는 언젠가 자신의 육신을 뉘일 한자리를 아예 마련한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남편의 병상을 지키면서 서로 약속을 했기 때문입니다. ‘비록 당신이 먼저가지만 언젠가 나도 당신 옆에 누워 함께 흙으로 돌아가는 길을 가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약속이라기 보다는 그것은 사랑하는 남편에게 할 수 있는 마지막 위로이자 최고의 사랑의 표현이었습니다.
여인은 슬픔을 가다듬고 훍으로 돌아가는 남편과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땅의 신성과 거룩함이 물밀 듯이 밀려 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무심코 밟고 다녔던 땅덩어리가 거대한 숨결 속에 깨어나는 것 만 같았습니다. 그 흙은 자연의 원칙에 따라 필요 불가결한 물체일 뿐이 아니라 모두 육체가 누울 영원한 침상이 됨을 알게되었습니다. 25년간의 이민생활 속에 늘 손님 만 같았고, 여기는 결국 내 땅이 아니라는 관념과 남의 땅을 밟고 다니는 것만 같았던 마음이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마음 속에 외쳤습니다. ‘여기는 내 땅이야! 나와 남편이 누울 곳이기 내 후손들도 살다가 누울 곳. 그래 난 이 땅 위에 살면서 최소한 부끄럽지 않게 살아갈거야!’라고 마음을 가다듬었답니다.
– 윤 완희, 12/11/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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