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정의는 오신다”

© 윤 태헌, 1997 & 2025

건물의 벽들이 마주 선 채,
희미한 희망의 색을 붙잡고 있다.
그러나 그 낡음조차
그들의 기다림을 멈출 수는 없다.

무릎은 먼지 위에 묻혔고,
그들은 일어섰다.
초록빛 약속처럼 열린 입에서
떨리는 붉은 글씨의 리본이 흘러나왔다.

나는 달의 얼굴을 더듬었다.
그 뺨, 그 눈, 그 깊은 곳마다
숨은 속삭임이 있었다.
“아직은 아니야… 그러나 곧.”

달빛은 자비처럼
산의 이마에서 흘러내려
들판과 부서진 시간 위로
젖빛처럼 번져갔다.

햇살은 땅의 상처를 떠나기 싫어
재 속에 금빛을 끌며
잠들기 싫은 아이처럼 버텼다.

그 빛이 인간에게 내려올 수만 있다면—
타지 않고 빛나는 법을 가르쳐 주었으리라.

비둘기의 가슴에서 울림이 왔다.
번개의 맥박, 새날의 고동이었다.
우리는 새벽의 들판 끝에 서서
사막의 사자처럼 불타며
바람 속에 정의를 노래했다.

이제 낮은 더 이상 숨어 있지 않다.
씨앗은 떨리며 깨어난다.
모든 생명의 물방울이 하늘로 오른다.

아—
하나님은 언제나 이렇게 오신다.
힘으로가 아니라,
쓰러진 자를 일으키는
부드러운 손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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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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