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3 — 내 안의 목자

[시 – 성경을 읽으면서, 윤 태헌]

주님은 나의 목자이시네. 나 홀로 있지 않네.

길이 너무 길어지고, 내일의 것들을 들고 가기에 너무 지쳐 있을 때, 주님은 나를 고요함으로 이끄시네.

문제가 없는 삶으로 이끄시는 것이 아니라, 내 영혼이 다시 숨을 쉴 수 있는 조용한 자리로.

푸른 들판이 내 앞에 열릴 때, 나는 기억하네— 부디 달라지 않아도, 내 영혼이 회복되는 것은 더 많이 소유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험란한 물이 하늘을 받아 안을 때 처럼, 고요가 물 위로 내려 앉듯, 하나님은 나를 평온함으로 이끄시네.

의의 길, 내 발이 다시 신뢰하며 걷는 법을 배우는 길, 때로는 그 길이 골짜기로 들어간다 할지라도.

그늘의 골짜기, 익숙한 목소리들이 멀어지고, 밤이 일찍 찾아오며, 앞길이 보이지 않는 그 골짜기.

그러나 나는 두려워하지 않는 것은, 어둠 너머 어딘가에 계신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내 곁에 계시기에,

내 믿기는, 오히려 늘 내 안에 계시네, 떨리는 내 심장의 속도에 맞추어 걸으시는 그 임재하심으로.

주의 막대기와 지팡이— 지배의 무기가 아니라, 내가 잊혀지지 않았다는 징표, 내가 넘어질 때 가까이 계시다는 약속, 내가 길을 잃을 때, 나를 집으로 부르신다는 신호.

그리고 나를 두렵게 했던 모든 것들 앞에서, 주께서는 상을 차려주시네. 요새가 아니라, 밥상이라네. 굶주림 속에 떡을, 슬픔 속에 포도주를.

원수들이 더 이상 내 영혼의 파숫꾼을 세울 수 없는 그 자리. 주께서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주시고. 내 삶이 상처보다 크고 중하다는 것, 실패보다 크다는 것, 지나온 세월보다 더 깊다는 것을 깨워주시네.

내 잔이 넘치나이다. 모든 것이 풍요로와서가 아니라, 모자람 속에서도 행복하게 살아감을 배웠기 때문이지요.

참으로 선하심과 인자하심이 나를 따르리라— 내가 그것을 자격으로 얻어서가 아니라, 그것이 하나님의 본성에 속하기 때문이리라.

그것들은 아침과 저녁을 지나, 청년과 노년을 지나, 웃음과 눈물을 지나, 모든 떠남과 모든 돌아옴을 지나 나를 따르리라.

그리고 나는 여호와의 집에 거하리라. 여정의 끝에서만이 아니라, 지금 여기, 사랑을 향해 열리는 모든 숨결 속에서, 내가 환대하는 모든 낯선 이 안에서, 내가 내미는 모든 손길 속에서, 두려움의 굳은 손을 풀고, 은총이 가능해지는 모든 순간 속에서.

목자는 나의 길을 떠난 적이 없으시네. 목자는 나와늘 함께 걸으시며, 푸른 들판을 지나. 고요한 물가를 지나. 골짜기와 요새를 지나. 밥상 앞을 지나. 길고도 아름다운 삶의 신비를 지나.

그리고 내 여정이 마침내 고요한 속삭임이 될 때에도, 나는 두렵지 않네.

내 곁에 함께 걸어가시는 그분은 여전하시기에— 나를 영원한 집으로 이끄시네, 미움과 어둠이 아니라, 끝이 없는 사랑과 소망의 그 집으로,

바로 이곳에서, 시작하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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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윤 태헌 尹 太憲

Poet,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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