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천국에 올라가니 많은 사람들이 기쁨으로 얼굴이 환하게 차있는데, 어느 그룹의 사람들은 시크둥한 표정으로 또는 우는 사람도 있었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상해서 물었답니다. “아니 이렇게 아름다운 천국에 오셔서 왜 울고계십니까?” 그랬더니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말하였습니다. “고향에 가고 싶어서 그렀습니다!” “녜? 고향이라니요? 고향이 어디신데요?” 하고 너무나 뜻박이라는 듯이 놀라 물었습니다. 그들은 말하기를 “우리 고향은 하와이예요!”라고 말하였답니다.
난생처음 하와이에 도착하니 이곳이 천국이구나! 할 정도로 과연 아름다고 풍요한 자연과 꽃향기에 매혹이 되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나무마다 불이 타듯 피어있는 빨강, 노랑, 흰 꽃들의 불꽃 나무(Flame Tree)와 꽃 목걸이를 만드는 플루메리아(Plumeria) 나무, 이름모를 새들의 노래소리와 훤칠한 키의 야자수, 코코넛, 바나나, 파파야 나무들의 풍성한 열매와 파란 잔디들, 여기 저기 시꺼멓게 뒤덮은 용암의 자취들은 이국의 향취를 그대로 한눈에 보여주었습니다.
하와이는 4,000만년 이상의 고립 속에 파도를 타고 떠밀려온 포자와 씨앗들은 이곳에 뿌리를 내리기 시작했고 새와 갖가지의 생명체는 바람과 파도를 타고 섬에 도착하여 낙원을 만들었습니다. 또한 용암이 뒤덮은 곳곳에는 세월에 따라 그 모양과 색깔, 자연의 서식처가 참으로 다양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지역엔 온통 시꺼먼 용암덩어리로 풀 한포기없는 지역이 있는가 하면, 그 단단한 용암을 뚫고 가시나무들이 여기저기 솟아나거나 거센 풀들이 듬성듬성 솟아나있기도 했습니다.
태평양 한가운데 자리하고 있는 하와이는 1,600년전에 폴리네시안들이 처음으로 하와이 군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고향으로 부터 약 2,400마일이나 떨어진 원시림에 도착하여 산림의 농경지를 만들고 어업을 부업으로 삼고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문자가 없었던 초기 개척자들은 노래를 통해 후손들에게 지식을 전달하게 되었습니다. 폴리네시안들은 봉건적인 사회구조 속에 성스러운 사람과 장소, 물건, 시간을 구별하는 카프제도를 만들었습니다. 그들의 전설에 의하면, 언젠가 얼굴이 하얀 사람들이 찾아와 그 섬을 구원 할 것이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백인들은 후에 땅을 침략하여 땅을 빼앗고 그들이 신성히 여기는 모든 제도와 규율을 파괴하게 되었습니다. 이 땅의 처음 도착했던 주인이면서도 지금은 사회의 가장 가난하고 천한 위치에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보면서 연민의 정을 어쩔 수 없었습니다.
폴리네시안들은 화산으로 땅을 파괴시키는 불의 여신이라 불리는 펠레의 노여움을 그치기 위해 사람을 제물로 드리기도 했었답니다. 그러나 1,800년대 카프제도가 폐지 된 후에 인간을 희생시키는 제사도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건은 저희가 머무르고 있던 1997년 8월 12일 새벽 1시를 기해 700년 전에 최초로세워졌던 ‘붉은 입의 사원’이라는 산당이 용암으로 뒤덮혀버린 것입니다.
지금도 하와이 화산 국립공원에서는 화산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불의 연못이라 불려지는 광대한 용암분천을 잠시 들여다 보고는 그 위력 앞에 숨이 막힐 것 만 같았습니다. 그동안 상상으로만 그려지던 지옥의 불못이라는 것이 과연 이런 것이겠구나 하는 생각 속에 참으로 겸손해지는 자신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시뻘건 용암이 터져 공중 높이 뿜어 올려졌다가 흘러나오는 앞에 어느 용사도 견딜 수 없으며 살아있는 생물들은 아무 것도 살아 남을 수 없음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와이의 곳곳마다 마치도 밭을 갈아 놓은 듯이 바윗덩이와 같은 땅들이 뒤집혀있는 모습과 용암으로 뒤덮혀있는 시커먼 죽음의 침묵 만이 흐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비가 많은 지역에서는 그 죽음의 땅에서 일년 안에 이끼와 고사리 종류들이 서식을 시작하면서 땅을 개선하면, 바람에 불려온 풀과 관목들의 씨앗이 용암의 갈라진 틈에서 자라난다고 합니다. 또한 어느 곳에서는 굳어진 용암 가운데서 관목들이 홀로 자라나는데, 그것은 화산으로 덮혀진 땅 속 깊은 곳에 뿌리가 남아있던 것이 생명의 틈사이를 찾고 찾아 수년을 땅 속에서 여행하다가 어느 틈사이를 겨우 찾아내 나오게 되면 그곳에서 나무가 자라게 된다는 것입니다. 마치도 나무뿌리는 탯줄과 같이 지하세계에 영양분을 나르는 역할 속에 땅 속의 벌레들을 먹여 살리는 일도 하고 있었습니다. 생명의 끈질김 앞에 경외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지금도 천지창조가 이루어지고 천국과 지옥이 교차되는 하와이를 떠나오면서 “이곳은 천당이 아니고 9백 9십 9당밖에는 되지 않습니다”라면서 익살스럽게 웃으시던 어느 목사님의 말씀을 귓전에 흘리면서 천당보다 좋은 가정으로 돌아 오는 발길은 참으로 가벼웠습니다.
— 윤 완희, 8/23/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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