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들이기

안녕하세요? 무더위가 우리 삶의 곳곳에 찾아 들어왔지요? 더위와 함께 찾아오시는 손님들과 또는 방학으로 쉬고있는 자녀들로 인해 가정마다 더 분주한 여름을 보내고 계시리라 보아요. 저희 가정에도 아이들이 방학이 되어 두 아이는 썸머스쿨에 다니고 있으며, 큰애는 여름동안 걸 스카웃에서 일을 하고있답니다. 그리고, 한가지 변화가 있다면 강아지 한 마리를 양자들였답니다. 이 강아지를 양자들이면서 생겼던 일들을 이 시간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찬양을 듣습니다.

그 동안 저희 집 아이들이 집에 개를 한 마리 두었으면 좋겠다고 졸라대는 것을 피일 차일 미루다가, 여름방학이 오면 보자고 약속했던 일이 있습니다. 바쁜 생활 속에 또 하나의 일거리인 개를 들여다 놓는 일이 도저히 자신이 없어,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전자 애완동물인 ‘타마 코치’는 어떠냐면서 아이들을 구슬렸으나 모두가 ‘노오’였습니다.

그런데, 지난 몇 주전에 막내아들이 국민학교를 졸업하면서 상을 하나 받아왔는데, 상 받은 대가로 강아지를 당장 내놓으라는 것이었습니다. 할 수 없이 가족회의를 거쳐서, 아무래도 약속된 것이었으니, North Shore Animal Shelter(L.I, N.Y.) 가서 구경이나 한번 해 보자고 온 가족이 나들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Animal Shelter는 새 건물과 깨끗한 환경 속에, 많은 직원들이 일하고 있었습니다. “이 개들은 가정이 필요해요! 꼭 데려다가 키워주세요!” 우리 안에서 갇힌 채, “야옹” 하거나, “컹컹”거리는 고양이들과 개들의, 언어를 대변하듯이 직원들은 애잔한 눈빛으로 방문객들을 맞이했습니다. 저들의 눈빛과 언어 속에 마치도 어느 고아원에 와있는 것 같았습니다. 저는 속으로 ‘미국의 짐승들은 정말 호강하는구나!’하고 부러움마저 들었습니다.

한참 우리 안을 기웃거리다 보니, 강아지 한 마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크기는 손바닥의 두 뺨 정도의 츄와와 종류인 연 밤색 깔의 “숫 늑대”(Wolfman)라는 이름의 강아지였습니다. 이름하고는 전혀 어울리지 않은 사슴처럼 큰 눈망울이 맑고 아름다워 온 가족이 당장에 마음에 들어했습니다. 조금 전 까지만 해도 Animal Shelter에 억지로 끌려왔던 기분은, 온데 간데 없어지고 그 생명의 사랑스러움에 모두가 반해 있었습니다.

우리는 직원에게 늑대를 (Wolfman) 양자 삼겠노라고 의사를 밝히니, 종이 한 장을 주면서 질문에 묻는 대로 기록하라는 것이었습니다. 1. 개를 실내에서 키울 것인가? 밖에서 키울 것인가? 대답 : 집안에서 키울 것임. 2. 개를 키워본 적이 있는가? 대답 : 예 3. 그렇다면, 그 개는 어떻게 했는가? 대답 : 약 7년전에 이사 관계로 다시 Animal Shelter로 갔다 줬음. 4. 고양이를 키워 본 적이 있는가? 대답 : 있음. 5. 몇 년동안 키웠으며 어떻게 했는가? 대답 : 약 5년정도 키웠으며 죽었음. 6. 그러면, 고양이를 데려올 때 몇 살이었는가? 답 : 어미젖을 막 뗀 상태였음. 7. 아파트에 살고 있는가? 집에서 살고 있는가? 마당이 있는가?…

우리는 모든 질문에 응답한 서류를 직원에게 주고,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늑대 (Wolfman)를 가져가라는 소식은 없이, 식구들을 차례로 면접 실에 불러들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겨우 12세 정도 되어 보이는 자원봉사자인 여자아이가 하는 말이 “먼저 번에 개를 어떻게 키웠는지 증인의 주소와 전화번호가 필요합니다. 이곳 컴퓨터의 기록에 보니 1990년 2월 15일에 당신 가족에게 알레르기가 있어 프레슬리를 다시 돌려온 것으로 기록이 나와있군요. 오늘 서류엔 이사 때문에 개를 돌려주었다고 하셨는데, 어떻게 된 일이죠? “ 온 가족들이 조그만 소녀 앞에서 당황하였습니다. 새까맣게 잊고 있었던 일들이 그대로 기록이 되어있었 던 것이었습니다. 그 옆에서 거들고 있던 여직원이 또 물었습니다. ”고양이의 수명은 보통 12년 이상이지요. 고양이가 5년만에 죽었다고 했는데 왜 죽었으며, 아플 때 병원에 데리고 갔었나요? 어느 동물병원엘 다녔나요?“ 점점 갈수록 태산 이였습니다. 저희가족들은 마치도 법정에 선 죄수들처럼 심문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전 만해도 무조건 한 마리씩 거저 맡길 것처럼, 친절히 대하던 직원들의 태도는 냉담해져 있었습니다. 저들의 태도를 보니 이미 우리 가족은 자격미달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그런데다가 불연 듯 며칠전 신문에 대서특필되었던, 세계의 곰이 한국인 때문에 멸종 당하고 있다는 기사와, 개를 먹는 민족이라고 걸핏하면 들먹이는 신문 기사들 이였습니다. ‘저 사람들은 분명 동양인들은 동물 학대 범으로 몰아붙이고 있기 때문에 우리에게 특별히 까다로운지 몰라!’라는 생각이 드니 기분이 더 엉망 이였습니다. 만일 그곳에서 개를 못갖아 가면, 애완동물 집에라도 가서 비싼 돈을 주고라도 개를 한 마리 사야 될 지경 이였습니다. 저희는 어떻게 해서라도 그 예쁜 늑대를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 모두가 울상이 되어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그곳의 수퍼바이저가 불렀습니다. “기록에 가족 중에 엘러지가 있다고 되어있는데, 지금은 괜찮으십니까? 괜찮으시다면 의사의 진단서를 떼오면, 한번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그런데, 그 동안 늑대를 다른 사람이 데려 갈지도 모르니, 보장은 할 수 없습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저희는 한숨을 겨우 몰아쉬며, 그 길로 의사 사무실로 달려가 “엘러지가 없음”이라는 진단서를 떼어 허겁지겁 달려갔습니다. 너무나 빨리 돌아온 우리 가족들을 본 직원들이 오히려 깜짝 놀라했습니다. 그리고는 흔쾌한 표정으로 늑대를 저희 가족들의 품으로 안겨주는 것이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아이들의 품에 안겨 호기심에 가득한 눈으로 창 밖을 내다보는 늑대를 바라보며, 저희 가족은 잊을 수 없는 해프닝에 한바탕 웃고 말았습니다.

저는 그 일로 참 많은 것을 느끼고 여러모로 저의 실수와 냉정함을 인정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희가 Animal Shelter에서 수년 전에 프레슬리라는 이름의 개를 데려왔을 때, 성격이 좀 까다로워 밤새 짖어대는 것이 싫어서 데려 온지 며칠만에 다시 갖다 준 것을 까맣게 잊었던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알레르기 때문에 못 키우겠다고 변명을 했으며, 아이들과 한마디 상의도 없이 학교 간 사이에 강아지를 데려다 주었기 때문에, 아이들이 두고두고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있었던 사실 이였습니다.

우리는 순간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성실하고 진진 하게 살아가고 있느냐는 질문을 다시금 해봅니다. 아무도 보는 이 없고 듣는 이 없다고 함부로 행했던 일이나 거짓말들이, 어느 날 갑자기 지울 수 없는 기록으로 온 천하에 드러났을 때 우리는 얼마나 당황하겠습니까? 당장의 나의 유익과 편리를 위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냉담하게 대하는 일들이나, 관계를 순간에 끊어 버리는 일들. 무정 함들은 늘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서 무수히 대하는 얼굴들입니다.

성경의 요한 일서에(4: 8) “종말로 형제들아 무엇에든지 참되며 무엇에든지 경건하며 무엇에든지 정결하며 무엇에든지 사랑할만하며 무엇에든지 칭찬 할 만하며 무슨 덕이 있든지 무슨 기림이 있든지 이것들을 생각하라” 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아침저녁으로 개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이 말씀을 곧잘 생각한답니다. 말 못하는 짐승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났던 일들도 훗날에 낱낱이 모두 드러나는데, 인간관계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이 훗날 드러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기왕이면 우리가 부끄럽고 추한 것이 드러나는 삶보다도, 자랑스럽고 덕이 되고 두고두고 아름다운 칭찬 할 만 것들이 드러난다면 참으로 좋겠지요? 아름다운 삶의 기록 만들기는 바로 이 순간부터라는 것을 기억하며, 한여름의 더위 속에서도 승리하시기를 원합니다. 안녕히계셔요!

— 윤 완희, 7/13/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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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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