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 완희, 목사관 신앙칼럼 #8, LA 크리스찬 투데이, 11/19/2008
지난 11월 초 미 대통령선거가 있었던 다음날 아침, 나는 뉴욕에 있는 큰 딸에게 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당장,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난 신문과 함께 손녀딸의 사진을 찍어두어라”라는 나의 주문이었다. 아직 미국의 변화와 세계의 방향이 어찌될지 알수 없는 상황이지만, 이번 대통령 선거결과는 정당을 떠나 새로운 역사의 시점에 서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저녁에 이메일을 열어보니, 올해 두살 반 된 손녀 딸 아이가 저보다 큰 신문화보를 펴들고 서서 ‘배시시’ 웃는 사진이 도착되어 있었다. 우리 부부는 아이의 사진을 들여다보며 그 어느 때보다도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에 부풀어 보았다.
세계의 관심과 초점이 모아졌던 미대통령선거를 치르며 나 자신도 그동안 많은 기도와 염려 속에 있었다. 특별히 백인우월주의가 지배적인 남쪽에 살아가면서, 선거 일이 가까워질수록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악성루머들과 신문 독자란 투고를 통해 표현되는 지역주민들의 일방적인 편견과 두려움은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심화되어가고 있었다. 또한 나 자신조차도 행여나 투표 당일 날, 투표 기계가 고장나서 투표에 지장을 가져올지도 모르겠다는 의구심 때문에 한동안 조바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결국 지난달 실시된 조기 투표 장소에서 40여분을 기다려, 한 표의 권리행사를 하면서 우리 모두가 이번 선거에 거는 기대와 열망이 얼마나 큰지, 절감 할 수 있었다.
이제 미국은 건국 232년 이래 처음으로, 바락 오바마라는 흑인대통령을 선택했다. 1965년도에 처음으로 흑인과 소수민족들에게도 선거권이 합법화된지 40여년 만에 이뤄진 일이니 실로 역사적인 사건이며 혁명이 아닐 수 없다. 비록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끌려 온 쿤타킨테의 후예는 아니더라도 유색인종이라는 사실 앞에 여간 흥분되고 희망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우리 가족은 1980년대초에 이민와서 주로 대도시의 여러 인종들 속에 섞여 살아왔고 이미 흑인민권운동을 통해 유색인종에 대해 많은 개선이 된 시기였기에, 인종차별 이라는 그토록 처절한 질병과 같은 환경 속에 살아 본 경험이 없다. 그러나 미국 역사 속에 ‘개와 흑인, 중국인 들은 출입을 금한다’라는 푯말을 상점 앞에 내걸고 영업하던 어두운 시대가 있었음을 상기 할 때 유색인종들이 받았던 차별의 골이 얼마나 깊었었는지 상상케 된다.
나는 손녀 딸이 살아갈 새로운 날들을 그리며 꿈쟁이 요셉을 생각한다. 꿈이 많아 형들로부터 버림을 받고 이방의 떠돌이가 되어 멸시와 천대, 철저한 외로움과 냉소 속에 살았던 요셉. 총리의 자리에서 먹을 것을 구걸하러 온 형제들에게 ‘나를 애굽으로 보내신 이는 당신들이 아니요 하나님이시라’고 오히려 배려와 화해로 감싸 안았던 요셉 … …. 그 요셉처럼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가 역사의 카페트 밑에 숨겨진 모든 불공평을 평등으로, 전쟁의 공포를 평화의 소식으로, 열등한 이들에게 삶의 자긍심을, 실패한 자들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여 죽어가는 이들에게 치료의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우리의 새 대통령이 되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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