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을 수 없는 성도의 권면

어느 목사님이 미국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마치시느라고 많은 고생을 하셨습니다. 목사님이 공부하시는 동안 사모님의 내조는 물론이요, 온 가족들이 함께 물질적인 고생과 어려움을 나누면서 지내다가 드디어 졸업을 하시게 되었습니다. 지난 세월 짓누르고 있던 모든 고생은 목사님이 받으신 학위와 함께 순간에 사라졌습니다.

목사님은 교회에 파송이 되었습니다. 10년간 신학 교정에서 배우고 닦은 실력을 자신의 목회에 다 쏟아놓으며 정성껏 목회에 임하시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일년반 후에 목사님은 과로로 쓸어지어 병원에 가서 진찰해보니 간경화증임이 밝혀졌습니다. 참으로 허무하고 기가막힌 일이었습니다. 그동안의 온가족의 희생과 고통은 물거품처럼 사라지는 순간이었습니다. 그처럼 애쓰고 공부하여 마음껏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되겠다는 불타는 가슴조차도, 건강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모님의 수고와 인내, 기도가 순식간에 사라질 것을 생각 만 하여도 잔인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떻게 하겠습니까? 목사님은 교회에 사표를 내었습니다. 휴양을 하지 않으면 더이상 건강을 지탱할 수 없다는 의사의 말이 원망스럽기 까지 하였습니다.

이제 겨우 마음과 마음이 통하기 시작한 성도들과 함께 이룩할 하나님의 원대하신 비죤들 조차도 한갖 지나가는 바람결과 같았습니다. 지난 세월 겪었던 고난들이 필림처럼 돌아갔습니다. 과거 신학교 시절에 서울역 앞에 나가 지게를 지며 학비를 벌던 때와, 어머니의 한 평생의 눈물어린 기도, 사모님과 함께 미국에 오셔서 공부를 하여 멋지게 주의 일을 하겠다며 밤잠 못자고 도서관과 집에서 뜬눈으로 밤을 새우던 일, 밤잠 못자고 공부하는 목사님을 위해 종일 일하고 와서도, 조금도 불평없이 행복하고 자랑스럽게 만 보이던 아내, 모든 것들이 꿈 만 같았습니다. 이제는 모두가 내일에 대한 어떤 희망도 없어 보였습니다.

목사관은 어두워졌습니다. 말없는 사모님의 눈가에 감춰진 눈물을 행여나 목사님이 볼까봐 눈조차 마주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할머니 권사님이 조용히 찾아 오셨습니다. 권사님은 작고 떨리는 음성으로 목사님과 사모님 앞에 앉으시더니 입술을 열었습니다. “목사님! 저희에게도 기회를 주세요. 목사님을 사랑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저희를 떠나지 말아 주세요.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목사님은 그 권사님의 권면에 새로운 빛이 열림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내일 죽어도 좋을 것만 같았습니다. 모든 두려움이 사라지고 병을 이길 수 있다라는 담대함이 일어섰습니다. 저 성도들의 사랑의 권면을 통해 하나님은 또 하나의 시련을 이길 수 있는 능력을 주실 것임을 확신하였습니다.

그 뒤 목사님은 성도들의 기도의 후원 속에 육개월의 휴가를 얻어, 공기가 좋은 휴양지에서 한껏 건강을 되찾고 돌아와 다시 목회를 계속하고 있으며, 성도들을 위해 열심히 무리함 없이 교회를 섬기고 계심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목사님들이 주일이면 설교를 통해 성도들에게 많은 신앙의 권면을 하시게 되며, 목회 자체가 하나님의 말씀을 성도들에게 평생 권면하며 사는 삶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목사님들도 성도들의 사랑의 권면이 필요한 시간이 있습니다. 공인이면서도 개인적인 건강과 신앙 생활에서, 또는 교회 일로, 알게 모르게 위기가 닥칠 때가 있습니다.

언젠가 사모님들 만의 모임이 있어 서로의 목회의 기쁨과 보람, 아픔을 나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어느 사모님의 간증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어느 주일, 목사님이 직원회를 마치고 지친 모습으로 집에 들어오시며 하시는 말씀이 “여보! 당신도 나를 몰아 세울거요?” 하시면서 슬프고 절망된 표정으로 사모님을 바라보시었답니다.

그리고, 아무 말없이 침대 옆 바닥에 쓸어져 몸을 잔뜩 구부린채 잠이 든 목사님의 지친 모습을 바라보면서 가슴이 메어졌노라며 울먹이며 간증하실 때, 모든 사모님들도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황은 달라도 이런 모습의 목사님들을 누구나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 사모의 위로와 권면도 한계가 있게됩니다. 그러나, 기도하는 성도들의 영적 성찰 속에 “목사님! 힘을 내세요! 저희들이 함께하고 있어요. 부족하지만 위해서 기도하고 있어요!”하는 사랑의 권면을 들을땐, 절망 가운데서도 용기와 새로운 비죤을 갖고 또 힘차게 일어서심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사랑 할 기회를 주세요!” 이 담대하고 생명력있는 말씀은, 훌륭하신 목사님의 목회의 비죤을 다시

열어주는 길이 되었으며, 교회와 개인의 믿음의 기초를 세롭게 세울수 있는 귀한 초석이 되었습니다. 개인의 삶의 위기와 교회가 하마터면 어려움에 빠질 뻔했던 상황에서 진정한 사랑의 권면을 목사님께 하신 권사님의 권면은 저에게 잊을 수 없는 교훈을 안겨주었습니다. 평소에 사랑 받을 기회 만 찾기를 즐겨하던 저에게도, 사랑 할 기회를 찾아 용기있게 말할 수 있는 자세가 더욱 필요함을 느끼며 “주여! 나를 사랑의 도구로 써 주옵소서-” 라고 노래한 성 프란체스카의 기도가 더욱 가슴 깊이 울려왔습니다.

— 윤 완희, 6/16/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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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TaeHun Yoon

Retired Pastor of the United Methodist Chu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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