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집사님이 부인병으로 병원에 수술을 받기 위해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그 성도님과 가까이 지내시던 권사님께서는 집사님이 수술을 받으러 가시는 날, 아예 직장을 쉬고는 집사님을 새벽 일찍 병원에 모시고 가는 일 뿐만이 아니라, 교우들에게 간절히 기도 부탁까지 잊지 않으시는 것이였습니다. 집사님의 가족들을 오히려 위로하며 그 가정에 있어야 될 것들이 무엇인지 소상히 살피며 곁에서 든든한 보호자가 되어주는 것을 볼 때 참으로 고맙고 믿음직했습니다.
목사님께서 권사님의 자상하시고 따듯한 마음에 칭찬을 하자 권사님은 오히려 겸손한 태도로 “제가 아무리 곁에 있어도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아픈 사람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 줄 수 없는걸요!”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였습니다.
우리 주변을 가만히 둘러보면 모두가 이민 생활에 바쁘고 피곤해서 살맛도 못 느끼고 산다고 푸념들을 하지만, 실상은 서로를 돌보며 곤경에 빠졌을 때, 만사를 제쳐놓고 도우며 살아 가는 세상임을 볼 때 여간 흐믓한 일이 아닙니다.
지난 해에 있었던 오클레호마 시의 주정부 청사 테러 폭발 사건때 수 많은 생명들은 물론이요, 너서리에 있던 어린 생명들 까지도 목숨을 잃는 가슴 아픈 일을 기억합니다. 지금도 그 상처의 흔적이 남아있는 무너진 주 정부 청사 건물 주변에 쳐있는 철조망에는 그날의 슬픔과 아픔을 기억하고 위로하는 시민들의 카드와 편지, 꽃, 심지어는 테디 베어 인형들이 오늘도 철조망을 장식하고 있는 것을 봅니다. 파괴와 아픔, 미움과 원망을 헤치고 잿더미 위에서 피어나는 사랑의 꽃들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것입니다. 그 주변에 있던 감리교회까지 폭발 피해를 받게 되었을 때, 교파를 초월한 유대인들과 이슬람교들이 힘을 합하여 감리교회를 다시 재건 시킨 모습은 인간 안에 숨어있는 위대한 정신을 말하는 것이였습니다.
우리 동포 사회가 단합하지 못하고 사분 오열한다는 비판적인 평가도 받지만, 전혀 그렇치 않은 성숙된 모습을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 카네기 홀에서 있었던 기독교 방송 성가 합창제에 보여주었던 기독교인들의 헌신적인 연합된 모습은 참으로 자랑스러운 모습이였습니다. 작은 교회들은 작은 교회들 끼리 힘을 모아, 함께 성가 합창제에 참석을 하고 큰 교회는 큰 교회대로 온교우가 심혈과 정성을 다 쏟아 성가를 준비한 것입니다. 거기엔 시간이 없고 피곤에 지쳐있는 동포들의 모습이라곤 전혀 찾아 볼 수 없이, 하나님을 향한 인간의 숭고한 아름다움과 거룩함이 열정적으로 가득 넘치을 뿐이였습니다. 특히, 멀리 한국 교회서 참석하셨던 교회들의 열성과 성령충만한 합창은 청중들을 은혜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습니다. 함께 참석하셨던 목사님은 그 먼길을 비자 발급 문제로 어려움을 격으면서도 달려 온 것은 ‘형제의 연합’을 이루기 위함 임을 강조하셨습니다. 평소에 기독교 방송을 사랑하고 기도와 물질로 형제의 연합을 솔선수범하여 나서던 성도님들의 기쁨과 자랑은 ‘할렐루야’의 대 합창과 함께 절정에 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우리는 홀로 사는 것 같으나 연합된 하나의 몸입니다. 목걸이의 구슬이 꿰어지듯이, 거대한 건물의 작은 벽돌들이 쌓여 지듯이, 광대한 그림의 퍼즐이 맞춰나가 듯이 형제와 형제가 서로 손을 마주 잡아주고 함께 웃고 울면서 온전을 향해 날마다 나아가는 존재입니다.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 옷깃까지 내림 같고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나니 곧 영생이로다”
형제와 형제의 연합, 민족과 민족의 연합, 인종과 인종의 연합은 이 땅에서의 인간의 최상의 순수함이며 아름다움인 것입니다. 연합 속에 풍요의 원천이 있고, 연합 속에 용서와 이해가 있고, 연합 속에 서로의 독특함과 개성,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의 연합 속에서 만이 하나님의 다양하심과 아름답고 완전하심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가정과 개인, 직장과 사업, 교회와 교단, 단체와 단체의 연합을 위하여 애쓰며 기도하며 최선을 다해 달려나가는 분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보냅니다. 생각과 사상, 이념의 골짜기를 넘는 일은 외롭고 험난합니다. 그러나, 우리도 그 위대한 연합의 길에 함께 나선 이들로, 연합은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작은 것에서 부터 시작 함을 기억하며, 이 아름다운 하루를 맞이합니다
– 윤 완희, 11/24/1997
